[책마을] '넷플릭스 양말'에 Z세대가 열광한 까닭

입력 2017-09-28 19:30   수정 2017-09-29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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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을 팔아라

정지원, 유지은, 원충열 지음 / 미래의 창 / 312쪽 / 1만7000원



[ 김희경 기자 ]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엔 ‘넷플릭스 양말’이란 게 있다. 양말에 센서를 달아 넷플릭스를 보다가 잠이 들면 동영상을 정지시켜 주는 양말이다. 사용자의 움직임이 없으면 자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 양말은 어디서 구매하면 될까. 아쉽게도 돈 주고 살 수는 없다. 넷플릭스가 만든 제작 영상을 보며 뜨개질도 하고 프로그래밍 기술을 익혀야 한다. 양말뿐만 아니다. 자동으로 넷플릭스를 켤 수 있는 ‘넷플릭스 스위치’, 운동하는 중 목표량에 미달하면 넷플릭스 드라마에 나온 배우가 “더 열심히 해봐!”라며 응원하는 ‘넷플릭스 퍼스널 트레이너’까지 모두 영상을 보고 직접 만들어야 한다. 이 프로젝트는 넷플릭스가 2015년 시작한 ‘메이크잇 프로젝트’다. 관련 영상들은 조회 수 150만 뷰를 돌파하며 큰 화제가 됐다. 단순히 돈을 지불하고 상품을 사기만 하는 행위는 이제 촌스럽게 여겨진다. 고객에게 의미 있는 소비는 ‘새로운 연결을 만드는 소비’다.

맥락을 팔아라는 마케터와 기획자가 고객의 취향을 저격하는 방법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 이 책은 브랜드 컨설팅 회사인 제이앤브랜드의 정지원 대표와 유지은, 원충열이 공동 집필했다. 멋진 이름을 만들고, 근사한 디자인을 선보여도 소비자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요소 사이의 유기적 연결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뜨개질, 즉 ‘맥락’을 엮는 것이다.

일본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은 7000여 종이 넘는 제품들이 나오기까지 고객의 삶을 실제 관찰하는 옵서베이션(observation) 과정을 둔다. 분야별 실무진이 실제 소비자의 집을 방문해 제품이 놓이고 쓰이는 위치와 재질, 방법을 관찰하는 것이다. 실제 소비자의 삶에서 발견된 지혜를 담아 감화를 이끌어내는 게 목표다. “경쟁의 칼날은 기술의 앞선 정도가 아니라 고객 삶의 이해도에 의해 날카로워진다”는 본문 내용이 와닿는다.

이제 마케팅의 주요 타깃은 ‘Z세대’라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1995년 이후 태어난 이들은 디지털 포비아를 전혀 느끼지 않고 새로운 기기가 나오면 당장이라도 써보고 싶어 한다. TV 속 스타보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열광한다.

프랑스 건축가 르코르뷔지에는 말한다. “젊은 상태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어제보다 더 젊어져야 한다.” 매력을 창출하는 브랜드에도 해당되는 조언이다. 저자들은 “어제보다 더 젊어지기 위한 노력과 실질적인 활동으로 브랜드의 매력을 완성하라”고 주문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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