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부치는 추석 간편식 공장

입력 2017-09-28 19:47  

가정간편식 명절 특수

"차례상 간편하게 차리자"

신세계 '올반' 전 판매량
작년 추석보다 4배 늘어

떡갈비 등 조리품질 높여 '집에서 요리한 맛'에 초점



[ 이유정 기자 ] 지난 27일 찾은 충북 음성 신세계푸드 가정간편식(HMR) 공장(사진)에는 명절이면 큰집에서 나던 기름 냄새가 가득했다. 냉동 육가공 생산라인에 들어서자 초대형 철판에 올려진 떡갈비가 지글지글 익는 소리도 들렸다.

떡갈비 동그랑땡 고기전 등 추석에 많이 먹는 제품의 주문량이 급증하면서 이 공장은 몇 주 전부터 냉동 육가공 생산라인을 완전 가동하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자체 HMR 브랜드 올반의 고기전은 이달 판매량(22만2000개)이 작년 추석시즌의 네 배로 증가했다. 김동열 음성공장장은 “추가 생산 목표량을 맞추는 게 버거울 정도”라고 말했다.

추석 차례상을 준비하는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하루종일 반죽하고 달걀 입혀 전을 부치는 대신 간편식을 활용하는 주부가 늘었기 때문이다.

식품업체들도 빠르게 성장하는 제수용 HMR시장 덕분에 명절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달 올반의 전 판매량은 지난 설(8만6000개)보다 2.5배 많다. 신세계푸드 등으로부터 제품을 공급받는 이마트의 HMR 브랜드 피코크는 제수용 간편식 제품 종류를 작년 추석 때보다 20%가량 늘렸다. 송편부터 잡채, 식혜, 떡갈비, 각종 전 등 38종으로 차례상에 올라가는 거의 모든 제품을 팔고 있다. 올 추석 매출은 작년 추석보다 40%가량 늘어날 것으로 이마트는 보고 있다.

제수용 간편식 시장이 커지는 것은 품질이 좋아진 이유도 있다. 음성공장은 제수용 간편식을 만들기 위한 고기 해동부터 절단, 익히는 단계까지 집에서 조리한 것과 같은 맛을 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주파 해동 대신 고기 질감 등에 손상이 적은 저주파 해동 방식을 쓴다.

식감을 높이기 위해 고기를 갈지 않고 대형 회전 칼날로 썰어낸다. 익히는 방식도 스팀 등으로 쪄내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다. 철판에서 고온으로 가열해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코팅한 뒤 고기를 익힌다. 이를 위해 직화오븐을 도입했다. 이정협 생산기획파트장은 “다 익힌 떡갈비는 불맛을 내기 위해 고온으로 찍어 누르는 작업까지 거친다”고 말했다.

뚜렷해진 명절특수에 신세계푸드는 전 종류를 확대하고 추석선물 세트도 팔기 시작했다. ‘두툼떡갈비’ ‘고기전’ ‘궁중식 맥적구이’ 등 3종에 불과하던 올반 전에 ‘죽순 떡갈비’ ‘찹쌀고기단자’ ‘리얼 미트볼’ ‘치즈콕콕 떡갈비’ 등 4종을 새로 내놨다.

업계에선 제수용 간편식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일환 이마트 피코크담당 상무는 “기술의 발달로 직접 조리해 먹는 요리와 큰 차이가 없는 간편식이 나오고 명절을 편하게 보내려는 사람이 늘면서 제수용 간편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전통음식 명인들과 손잡고 프리미엄급 제수 간편식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음성=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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