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할 때 '붙이는 멀미약' 쓰지 마세요

입력 2017-09-29 17:49  

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

패치형 멀미약 귀 뒤에 붙인 후엔
손에 남은 약 성분 비누로 씻어야

어지러움·불안·방향감각 상실 등
집중력 흐트러져 운전자에겐 위험



[ 전예진 기자 ] 황금 연휴인 추석을 맞아 고향에 가거나 여행을 계획하신 분이 많습니다. 먼 길을 떠나기 전 약국에 들러 온 가족이 사용할 멀미약을 구입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연령 구분 없이 한 종류의 멀미약을 복용해선 안 됩니다. 나이에 따라, 건강 상태나 질환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약이 달라 주의가 필요합니다.

장기간 여행에는 약물 효과가 3일간 지속되는 붙이는 멀미약을 선호합니다. 이를 스코폴라민 패치제라고 합니다. 구토 반사 중추를 억제하는 스코폴라민 성분이 피부를 통해 일정량씩 장시간 흡수돼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 멀미 증상을 완화해줍니다.

최소한 탑승 4시간 전에 귀 뒤의 털이 없는 건조한 피부 표면에 붙이면 되는데요. 패치를 붙인 뒤에는 손을 비누로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남은 의약품 성분이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패치제 성분이 눈에 들어가면 일시적으로 눈이 잘 보이지 않거나 눈동자가 확대되는 등 시각장애가 생길 수 있습니다. 최근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눈에 키미테를 붙여서 시력장애를 유발한 사례가 적발된 적이 있는데요. 장난이라도 절대로 따라해선 안 됩니다. 자녀가 사용할 때는 부모가 붙여주고 부착한 부위를 만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패치제를 사용한 뒤 버릴 때도 부착 면을 반으로 접어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버리는 게 좋습니다.

붙어 있던 패치가 떨어져 나갔을 때는 이전 패치를 붙인 쪽의 반대편 귀 뒤에 다른 패치를 붙이면 됩니다. 3일 이상 붙여야 할 때는 기존 패치를 제거하고 반대편 귀 뒤에 붙이는데요.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목마름과 졸음입니다. 눈의 건조함이나 가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도 간혹 있습니다. 녹내장 환자나 안질환자는 패치제를 피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환각증상 등 부작용을 일으킨 사례가 보고되면서 만 7세 이하 어린이에게는 사용이 금지됐습니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임부, 수유부도 사용해선 안 됩니다.

홍조, 홍반, 발진 등이 드물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배뇨장애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 경우에는 즉시 패치를 제거하고 의사나 약사에게 알린 뒤 적절한 처치를 받도록 합니다. 스코폴라민 성분이 과량투여되면 방향감각상실, 기억력 손상, 어지러움, 불안, 환각, 착란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패치제를 붙인 채 운전하거나 집중력을 요하는 기계 조작, 스포츠 활동 등을 하면 위험합니다. 패치제를 제거하면 어지러움이나 두통, 평형감각장애 등 금단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사용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활동하는 게 좋습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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