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유턴하는 일본 제조업… 7년 만에 '1000만 고용' 넘었다

입력 2017-09-29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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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로 가격경쟁력 회복
해외 생산시설 대거 본국 이전

인력난에 정규직 채용도 늘어



[ 도쿄=김동욱 기자 ] 일본 내 제조업 고용자 수가 7년 만에 1000만 명 선을 회복했다. 최근 들어 일본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일본으로 ‘유턴’한 결과다.

▶본지 9월25일자 A1, 4면 참조

29일 일본 후생노동성은 올 1~8월 일본 내 제조업 고용자 수가 평균 1003만 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연말까지 이 같은 추세가 유지될 경우 2010년 이후 7년 만에 1000만 명을 넘어서게 된다.

일본 내 제조업 고용자 수가 회복된 것은 2012년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 시행 이후 엔화 약세 기조가 자리잡으면서 일본 제조업의 가격 경쟁력이 회복됐고, 일본 기업의 생산시설이 대거 이전한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내 생산인구 감소에 따른 일손 부족으로 일본 기업들이 국내 인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선 점도 제조업 고용자 수 증가에 한몫했다.

구체적으로 8월 일본 제조업체의 신규 구인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1.7% 증가했다. 이는 일본 전 산업 신규 구인 증가율(6.3%)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투자 증가 등에 따른 제조업체 인력 수요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자동차 등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8월 광공업생산지수도 전월 대비 2.1% 상승했다.

해외 생산이 가격 측면에서 매력을 빠르게 잃어가는 점이 ‘일본 유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해외법인 설비투자는 올 4~6월에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했다. 2014년 4~6월 이후 3년 넘게 해외 설비투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해외에서 생산을 늘리기보다 일본 내로 생산공정을 이관하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단위 노동비용이 일본보다 30% 높다는 추정(SMBC닛코증권)이 나올 정도로 해외 공장의 생산비가 오른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일본 내 고용 수요는 높아지고 있지만 인구 감소에 따른 일손 부족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올 8월 일본의 유효구인배율(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은 1.52배로, 전월에 이어 1974년 2월 이후 최고치를 유지했다. 실업률도 2.8%로 ‘완전 고용’ 상태를 유지했다.

일손 부족 현상이 장기화됨에 따라 기업들의 정규직 채용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올 8월 정규직이 전년 동월보다 56만 명 늘어난 반면 비정규직은 18만 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임금이 높은 정규직 증가를 반영하듯 이날 총무성이 발표한 8월 가계 조사에서도 2인 이상 가구의 가구당 실질 소비 지출은 전년 동월 대비 0.6% 늘었다. 장마 탓에 레저비용 지출이 줄 것으로 우려됐지만 2개월 만에 소비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등 내구재 지출이 늘어난 점이 소비 회복에 기여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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