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북한, 10월 '오슬로 접촉' 가능성… '최악 대결'서 대화 모드로 전환할까

입력 2017-10-01 17:11   수정 2017-10-02 08:56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북한과 대화 채널 가동"

틸러슨, 북한과 물밑 접촉 시사
트럼프는 대화 가능성 부인 "로켓맨과 협상은 시간 낭비"

김정은, 핵포기 가능성 낮아 대화 성사 여부는 불투명
북한 "서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군사적 옵션은 있을 수 없다"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북·미 채널 가동 발언은 최악의 충돌 시나리오를 향해 치닫던 북·미 관계가 대화 국면으로 바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틸러슨 장관은 “그들의 대화 의지를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화 조건과 일정 등을 두고 물밑 접촉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틸러슨 “북·미 관계 블랙아웃 아냐”

틸러슨 장관의 지난달 30일 북·미 채널 가동 발언은 미 수뇌부의 최근 잇따른 북·미 대화 관련 발언과 맥이 닿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뉴욕 유엔총회에서 중국을 정조준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도입 방침을 발표하면서 북·미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아직도 대화가 가능하냐고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왜 안 되느냐”고 답했다. 북한을 최대로 압박하지만 대화 가능성은 언제든 열어놓겠다는 뜻이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나흘 뒤(9월25일) 워싱턴 전쟁학연구소 주최 강연에서 북한과의 대화 조건을 제시했다. 그는 “이전과는 다른 조건이 필요하다”며 “핵시설 사찰과 비핵화 의지 선언이 대화의 전제조건”이라고 언급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2~3개의 대화 채널 가동 사실을 확인하면서 “(북·미 관계가) 블랙아웃(정전)과 같은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들과 대화할 수 있다. 그들의 대화 의지를 타진하고 있다”며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멈추면 상황이 많이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미국 이달 오슬로에서 접촉 가능성

그는 북·미 채널과 관련, 중국의 중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직접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는 자체 채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국 행정부가 공식 확인한 북·미 접촉은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올 6월 석방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송환 협상이 유일하다.

한국계인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5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북측 외무성 관계자들과 처음 접촉한 데 이어 그 다음달 뉴욕에서 유엔 주재 북한대사와 협상했다.

정부 간 채널 외에 반민반관 ‘1.5트랙’도 열려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28일 “미국의 전직 정부 당국자가 10월 중순 오슬로에서 북한 당국자와 비공식 접촉을 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로켓맨과의 협상은 시간 낭비”

문제는 대화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과거 25년처럼 북한에 양보하는 협상은 없을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협상 가능성을 부인하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훌륭한 미 국무부 장관 틸러슨에게 ‘리틀 로켓맨(김정은)’과 협상을 시도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렉스, 당신의 에너지를 아껴라”며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미국과 외교적으로 관여하는 시기에는 도발을 줄이는 경향이 있지만, 핵 능력을 체제 보장의 중요한 수단으로 보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에 해당할지는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대화에 앞서 핵무기 개발을 끝내기 위해 도발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틸러슨 장관은 이란식 핵협정을 북한에서도 추진하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란 핵협정과 같은 조잡한 핵협정을 북한과 맺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2015년 말 미국 등 6개국과 핵 동결 및 핵시설 사찰을 경제제재 해제와 맞바꾸는 협정을 체결했다.

한편 1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달 18일 언급한 ‘서울을 중대한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군사적 옵션’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대결광신자에게 차례질 것은 죽음뿐이다’는 제목의 개인 필명 정세논설에서 “서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군사적 선택안이란 애당초 있을 수 없다”며 “만일 미제의 부질없는 전쟁광기로 조선반도(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남조선 전역이 쑥대밭이 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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