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이 세상에 처음 올 때는 울음소리로 옵니다. 와서는 자기 울음소리를 듣다가 세상이 들려주는 매미 소리, 늦가을 찬비 소리, 첫 싸락눈 소리, 복숭아꽃 잎 지는 소리, 배고픈 참새 소리에 귀를 열고 살게 됩니다. 시인은 나 죽어 다 썩어도, 살면서 들었던 자연의 소리를 다시 들을 귀 하나만 있었으면 하는 소원을 말합니다. 사람의 몸은 썩어 없어질 모양으로 태어났지만, 죽은 후에도 시인의 귀는 생의 처음으로 회귀해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자기 존재가 계속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번 추석에는 맑은 귀 하나만을 소원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김민율 시인 (2015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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