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이 시험 전날"…빨간날 잊은 취준생

입력 2017-10-02 18:12  

학원·도서관으로…긴 연휴 반납한 청춘들

1분 1초도 아깝다
연휴 끝나면 취업 시험 줄줄이
스터디에 추석특강…학원 북적
블라인드 채용에 경쟁 치열해져
고향은커녕 '열공' 하느라 진땀

'명절 대피소' 찾는 취준생 위해
학원들, 공부방·간식 등 제공도



[ 황정환 기자 ] 취업 준비 2년차 이승윤 씨(28)는 추석 연휴 내내 서울대 중앙도서관으로 향하고 있다. 한 해를 꼬박 준비한 금융공기업 필기시험이 이달 21일로 코앞이라서다. 이른 추석이던 작년엔 고향인 대전에 내려가 가족을 봤지만 올해는 귀성을 포기했다. 연휴 기간 내내 스터디 멤버 네 명과 함께 오전에 모여 실제 시험을 치르듯 모의시험을 본다. 연휴가 끝나면 몇몇 대기업 원서접수와 인적성 시험도 이어지기에 할 일이 태산이다. 이씨는 “9월엔 자기소개서 쓰느라 마음만큼 공부를 못해 이번 연휴마저 놓치면 만회할 기회가 없다”며 “매일매일이 시험 전날의 연속일 뿐”이라고 말했다.

추석을 이틀 앞둔 2일, 도심은 한산했지만 대학 도서관과 학원가는 취업준비생으로 북적였다. 경쟁은 치열해지고 좋은 일자리는 점차 감소하면서 연휴라고 맘 편히 쉬는 것은 이제 옛일이 된 듯하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9.4%(8월 말 기준)로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1999년 이후 최고치다. 게다가 올해 처음으로 시행되는 블라인드 채용 탓에 공공기관들이 1차 서류합격자를 늘려 취준생 고민은 더 깊어졌다. 그만큼 필기시험 경쟁률은 높아진 셈이다.

공무원 시험의 메카 ‘노량진 공시촌’에도 긴장감이 흘렀다. 5년째 노량진에서 생활하며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라는 주모씨(30)는 아침 일찍 학원에서 마련한 자습실로 향했다. 연휴 직후인 12일엔 상반기 국가직 7급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가 예정돼 있다. 예측 점수론 합격권이라 곧바로 면접 준비 모드로 들어가야 한다. 만약 탈락한다면 하반기 시험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기에 휴식은 꿈도 꾸기 힘들다. 학원에서 마련한 추석 특강도 신청했다. 공무원 입시 전문학원 공단기에 따르면 2013년 1300명이던 추석 특강 수강생이 작년에는 3800명으로 세 배가량 증가했다.

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들에게도 추석 연휴가 귀한 시간이다. 대기업 직장인 장모씨(31)는 연휴 내내 강남의 한 어학원에서 영어말하기 시험인 오픽 단기 속성반을 듣고 있다. 그는 연휴 끝자락인 7일과 8일 연달아 시험을 본다. 장씨는 “이직을 마음먹고 보니 영어 점수가 중요하더라”며 “하반기 취업 막차를 타기 위해 이번 연휴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명절을 반납한 취준생이 급증하자 학원들은 이들을 위한 휴식 공간을 마련했다. 서울의 한 대형 어학원은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스터디공간을 비롯해 무료 커피, 간식 등을 갖춘 ‘명절 대피소’를 운영한다. 노량진 공무원 학원들 역시 연휴 기간 내내 학원을 자습실로 개방하고 간식도 제공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 설문조사에 따르면 취준생의 48%가 올 추석 친지 모임에 참석하지 않고 취업 준비에 매진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직을 준비 중인 직장인 역시 48%가 고향행 대신 면접 준비 등에 집중할 계획을 밝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취준생은 69만5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10.2% 늘었다. 단기 아르바이트생, 구직단념자, 취준생 등을 모두 합해 추산하는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2.5%(114만3000명)에 달한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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