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원인 몰라 쩔쩔맬 때 직원이 찾아와 꼼꼼히 가르쳐 줘
자금 지원·재료 공급처 소개까지
동축케이블 매출 600억대로 성장
[ 노경목 기자 ]
1987년 창업한 유진통신공업은 LS전선과 관계를 맺은 지 올해로 30년을 맞았다. 주력 생산품은 가정에서 유선 방송을 시청할 때 TV 뒤에 달리는 동축케이블로 국내시장의 80~90%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610억원, 영업이익 43억원을 올리며 탄탄한 회사로 성장했지만 창업 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정태봉 유진통신공업 사장은 “LS전선 전신인 금성전선에 납품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뭐가 불량인지도 몰라 담당 직원에게 하나하나 배웠다”며 “그때 친절히 알려주던 직원이 얼마 전에 은퇴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이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대기업 하청을 받으면 망한다”는 말이 많았다. 하지만 LS전선은 30년간 유진통신공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줬다.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자금사정이 어려웠을 때는 수시로 2억원, 3억원씩 운영 자금을 지원해주기도 했다. 구리값 등 원자재 가격 변동이 심한 업계의 시장 정보를 가장 먼저 제공해준 것도 LS전선이었다고 한다. 정 사장은 “지난해에도 더 싼 가격에 내화(耐火)전선 소재를 조달할 공급처를 소개해주는 등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LS전선과의 동반자 관계에서 정 사장이 높게 평가하는 것은 납품 단가만으로 협력업체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세업체가 난립하는 전선 시장에서 유진통신공업보다 낮은 단가로 물량을 대겠다는 업체도 많지만 LS전선은 꾸준히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박준용 LS전선 구매부장은 “가격 이외에 품질과 협력기간, 납기 신뢰성까지 감안해 물량을 발주한다”며 “가격만 보고 협력업체를 택하면 제품 불량 등으로 애를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비용이나 품질은 고려하지 않고 납품단가만으로 협력업체를 선택하는 원청업체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항상 감사한 마음”이라며 “LS전선과의 튼튼한 협력 관계를 발판으로 올해 창사 최초로 매출 7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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