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약 먹었다가 큰일날라… K브러더스 골퍼 약물 경계령

입력 2017-10-06 05:48   수정 2017-10-06 15:28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도핑 경계경보’가 떴다. 올 시즌부터 한 층 강력해진 새 도핑 제도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6일 골프채널 등 외신에 따르면 PGA는 2017-2018 시즌 개막전인 세이프웨이 오픈 대회부터 선수들을 대상으로 금지약물 복용 여부를 검사하는 안티 도핑(anti-doping)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골프채널은 “선수들은 평균 한 시즌에 네 번 꼴로 도핑검사를 받게 되는데, 소변검사가 대다수이지만 한 번 정도는 혈액검사가 될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혈액검사가 포함된 반도핑 제도가 시행되는 것은 골프에서 처음이다. 도핑검사를 통해 채취된 혈액은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보내 분석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에따라 금지약물 성분 리스트도 WADA 기준으로 대폭 확대된다. 검사 시기는 특정 시점으로 정해지지 않았다. 라운드 전,또는 라운드 후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심지어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 선수들이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검사 대상은 성적과 상관없이 무작위로 선택된다.

골프는 2008년부터 반(反)도핑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운용해왔다. 소변샘플을 제출받아 자체판별하는 방식이다. 소변검사는 그러나 일부 금지약물 성분에 대해서는 복용 여부를 검출해내지 못해 도핑검사로는 신뢰도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스포츠선수들이 성적 향상에 많이 사용하는 인간성장호르몬(HGH)은 검출해내지 못해 유명무실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곤 했다.

골프는 그동안 금지약물 복용 문제에서는 상당히 비껴나 있는 스포츠 분야로 여겨져 왔다. 근육량이나 힘이 성적과 정확한 비례관계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 도입한 도핑프로그램 자체가 불완전하다보니 ‘깨끗한 스포츠’임을 더 확실히 입증해야 한다는 내부 압력이 컸던 게 사실이다.

골프채널은 지난해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골프가 112년만에 정식종목으로 다시 부활한 것을 계기로 더욱 강력한 도핑 프로그램을 도입해야한다는 내부 공감대가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다른 스포츠 종목과 같은 지위를 회복한만큼 똑같은 의무도 이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현재 선수들과 관계자들 모두 새 프로그램 도입과 시행에 이견이 없는 분위기라는 게 외신들의 전언이다. 다만 시행안내와 검사 방식에 대해선 일부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PGA 투어 프로인 게리 우들랜드(미국)는 “이번 시즌부터 강화된 검사가 시행된다고는 들었지만 라운드 전에 하는 건지,후에 하는 건지 가타부타 말이 없다. 대회가 시작돼야 알게 될 것 같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굳이 혈액검사까지 해야 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선수는 “주사바늘을 싫어하는 선수들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머리카락을 제출하게 하는 등 대안도 검토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번 시즌에는 군복무를 마치고 2년여만에 PGA 투어에 복귀하는 배상문을 비롯해 최경주 김시우 강성훈 안병훈 김민휘 등 다수의 한국 선수들이 활동할 예정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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