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국왕, 첫 공식 방러…"석유시장 안정화 위해 협력"

입력 2017-10-0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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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러시아를 처음으로 공식 방문했다.

5일(현지시간) 알아라비야 방송과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살만 국왕은 이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했다.

사우디 국왕이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살만 국왕은 대규모 방문단을 이끌고 지난 4일부터 5일간 일정으로 러시아를 국빈방문했다.

두 지도자는 회담에서 시리아·이라크·예멘 정세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 주요 중동 지역 현안과 양국 협력 관계 증진 방안 등에 대해 두루 논의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양국 지도자가 중동·북(北)아프리카 정세와 통상경제, 투자, 문화·인문 분야 협력 현황 및 발전 방안에 대해 상세하게 논의했다"면서 "정부 간 및 관련 부처 간 협정과 기업 간 계약이 체결됐다"고 소개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을 구매하는 문제도 논의에 포함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국 간에 30억 달러(약 3조4000억원) 이상의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했다.

푸틴 대통령은 "아주 내실 있고 구체적이며 신뢰감을 주는 대화였다"며 "그의 러시아 방문이 양국 관계 발전에 새로운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살만 국왕은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와 러시아가 석유시장 안정화를 위해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와 OPEC 비회원국 중 산유량 최대인 러시아는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공조를 펼치고 있다.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를 주도하면서 원유 시장에서도 긴밀하게 움직임이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는 살만 국왕을 특별 예우했다. 공항에서 모스크바 시내로 들어오는 길에는 국왕의 사진이 들어간 대형 광고판이 세워졌다. 시내 곳곳엔 국왕의 방문을 알리는 아랍어 플래카드가 나붙었다. 모스크바 시내에선 사우디 문화 주간 행사가 열렸다.

1000명 규모의 사우디 방문단은 크렘린궁에서 가까운 5성급 호텔 여러 곳을 모두 차지했다. 호텔들의 2인용 객실 가격은 하루 4만1000~13만7000루블(약 80만~270만원) 정도다. 호텔 식당 메뉴엔 돼지고기가 들어간 음식이 사라졌고, 많은 객실은 아랍식으로 장식됐다. 일부 고위 인사 객실엔 사우디에서 직접 공수한 양탄자가 깔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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