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을 따라 초등학교 6학년 때 미국에 이민 간 구영회는 한국 국적을 가진 선수로는 처음으로 NFL 입성에 성공했다. 올초 조지아서던대를 졸업한 구영회는 NFL 신인 드래프트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비지명 자유계약선수로 지난 5월 차저스에 입단했다.
그는 개막 전 프리 시즌에서 기량을 인정받아 주전 키커 조시 램보 대신 차저스의 플레이스 키커로 낙점받았다. 키커는 3점짜리 필드골이나 터치다운 후 주어지는 1점짜리 엑스트라 킥을 시도하는 포지션으로 출장 시간은 다른 포지션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지만 경기가 접전일수록 주목받는다.
구영회는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12일 덴버 브롱코스와의 경기 중 44야드 동점 필드골에 실패했다. 그 다음주 마이애미 돌핀스와의 홈 개막전에서도 경기 막판 44야드짜리 역전 필드골을 시도했으나 빗나갔다. 시즌 4경기에 6번 필드골 시도 중 3번만 성공하며 리그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엑스트라 킥은 9번 시도에 9번 모두 성공했지만 팬들의 눈길이 곱지 않았다.
정규 시즌 16경기를 치르는 NFL에서 내리 4연패를 당한 앤서니 린 차저스 감독은 결국 키커 교체라는 변화를 시도했다.
웨이버 공시로 방출된 구영회는 다른 팀의 결원 발생을 기대하거나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방출 통보를 받은 구영회는 자신의 트위터에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하다. 여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며 재기 의사를 밝혔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