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목 산업부 기자) 요즘 온라인에서 가장 핫한 게임은 ‘배틀그라운드’입니다. 국내 게임업체인 블루홀이 출시한 총싸움 게임으로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동시 접속자수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16일에는 최대 동시 접속자수가 130만명을 돌파하며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등 미국 게임업체들이 주름 잡아온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오랜만에 한국 게임이 대박이 터졌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고립된 섬에서 100명에 가까운 플레이어들이 ‘최후의 1인’이 되는 것을 목표로 싸우는 게임으로 단순히 총을 잘 쏘는 능력 뿐 아니라 눈치 게임 등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이 인기의 비결로 꼽힙니다.
그런데 이같은 배틀그라운드의 인기가 반도체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바로 소비자용 D램 가격이 상승입니다. PC에 들어가는 메모리칩인 ‘DDR4 8GB(기가바이트)’의 가격은 1월 6만7000원이었지만 이달 들어 8만4000원까지 올랐습니다. 25%가 넘는 상승폭입니다. 물론 1차적으로는 배틀그라운드가 요구하는 높은 사양입니다.
최신 게임인만큼 그래픽 등의 수준이 높아 이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컴퓨터의 용량이 높아야 합니다. PC방은 물론 가정에서도 이 게임을 즐기려는 사용자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컴퓨터 처리에 필요한 D램 관련 부품들의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공급의 문제도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산업이 호황에 돌입하면서 국내 시장에 공급되는 D램 물량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은 주요 스마트폰이나 PC 제조사 등 대형 고객들에 우선해 물량을 배정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D램이 세계적으로 품귀를 겪고 있는 마당에 국내 시장에 공급되는 D램은 적을 수 밖에 없습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정작 D램 수요가 부족해 국내에 공급할 물량이 있을 때는 대리점들이 D램을 요구하지 않다가 품귀를 겪는 요즘 들어 공급을 늘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끝) /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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