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허리케인 피해를 입은 푸에르토리코에서 대형 열기구를 띄워 응급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6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열기구를 활용해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비상 휴대폰 서비스를 제공키로 한 계획을 승인했다.
푸에르토리코는 허리케인 ‘어마’와 ‘마리아’의 여파로 이동통신 기지국의 90%가량이 불통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통신사들이 임시 기지국 설치에 나섰지만 피해 규모가 워낙 커 서비스 재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알파벳은 푸에르토리코에서 긴급 이동통신 서비스 제공을 위해 ‘프로젝트 룬(Project Loon)’을 활용할 계획이다. 2013년 시작된 프로젝트 룬은 통신 기능을 갖춘 대형 열기구를 하늘에 띄워 오지에서도 무선 인터넷을 가능하게 하는 프로젝트다. FCC는 알파벳이 푸에르토리코와 버진아일랜드에 열기구 30개를 최대 6개월간 띄울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와이어드는 보도했다. 열기구는 허리케인 피해로 쓰러진 수천 개의 이동통신 중계탑을 대신해 이동통신사와 가입자의 휴대폰을 연결, 음성·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이를 위해 알파벳은 현지 이동통신사 및 스마트폰 제조사와 협업을 진행 중이다.
알파벳은 올해 초 홍수 피해를 입은 페루에서도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주파수 사용 및 열기구와 연동되는 단말기 보급 등을 위해 현지 이동통신사 텔레포니카와 협업했다. 알파벳 측은 “프로젝트 룬은 이통통신사 네트워크와 통합을 필요로 한다”며 “열기구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푸에르토리코의 전력 인프라 재건을 돕겠다고 밝혔다. 태양광 전력회사 솔라에너지를 경영하는 머스크는 6일 트위터를 통해 “솔라에너지 기술로 푸에르토리코의 전력 인프라를 다시 구축할 수 있다”면서 “이미 많은 섬에서 실증사업을 했고 푸에르토리코에도 확대해서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리카르도 로셀로 푸에르토리코 지사는 “테슬라 기술을 보여줄 수 있다면 한 번 얘기해보자”고 화답했다.
푸에르토리코는 마리아가 강타한 이후 섬 전체 350만 주민이 한동안 정전 상태에서 지냈고, 여전히 전력 공급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푸에르토리코의 전력 인프라를 테슬라의 태양열 발전과 배터리 시스템으로 재구축하는 프로젝트가 성사될지 주목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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