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활용하면 당뇨병 등 만성질환 예방 효과 높아"

입력 2017-10-08 17:50  

마레로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교수


[ 임락근 기자 ] “한국만큼 디지털 헬스케어에 최적화된 조건을 갖춘 나라는 없습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연 국제학술대회 ‘ICDM’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데이비드 마레로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교수(사진)는 “한국은 건강보험제도가 잘 갖춰진 데다 상당수 국민이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기 때문에 활용 가능한 건강 정보가 많다”며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고 초고속인터넷 등 정보기술(IT) 인프라가 뛰어나 건강관리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기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예방 및 관리를 연구하는 보건 전문가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지난해에는 미국 당뇨병학회장을 지냈다.

마레로 교수는 “당뇨병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은 일단 시작되면 치료가 어렵고 각종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사전 관리가 중요하다”며 “한국인 상당수는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이 데이터를 정부가 관리하기 때문에 위험군 파악이 수월하다”고 했다. 그는 “이들을 대상으로 예방 프로그램을 시행해 만성질환 발병을 줄인다면 늘어나는 의료비 지출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레로 교수는 개발에 참여한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의 성과를 소개했다. 그는 “음식을 섭취할 때 무엇을 얼마나 먹는지 인지시키고, 당뇨병이나 체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집중적으로 교육했다”고 설명했다.

마레로 교수는 “당뇨병 위험군을 대상으로 4년에 걸쳐 예방 프로그램을 시행했더니 참가자 중 체중을 5~7% 감량하고 1주일에 150분 이상 운동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당뇨병 위험이 60~70% 낮았다”며 “당뇨병 예방을 위해 당뇨병 약을 투여한 그룹보다도 예방 효과가 좋았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2001년 의학 분야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에 게재됐다. 미국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65세 이상 당뇨병 위험군을 대상으로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4월 처음으로 모바일 헬스케어업체 눔의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을 인증했다. 65세 이상 당뇨병 위험군이 눔의 모바일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정부가 비용을 부담한다. 마레로 교수는 “IT를 접목한 건강관리는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으로 연결된 코치로부터 교육, 상담, 훈련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접근하기가 쉽고 동기 부여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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