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대표는 지난달 전국을 도는 강행군 속에 당내 의원들과 조찬, 오찬, 만찬 모임을 잇달아 했다. 식사 자리에서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도 사양하지 않고 적게는 1∼2잔, 최대 6잔까지 들이켠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는 급성 간염을 앓은 뒤인 1998년부터 술을 멀리해 왔다.
매달 열리는 당내 의원 생일 모임도 직접 챙겼다. 지난달 28일 열린 ‘9월 생일 의원모임’에 처음으로 참석해 소주도 마시고 모임이 파할 때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추석 연휴 직후에는 당 중진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하고 진솔한 대화를 나눌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가 자신보다 정치 경력이 오래된 다른 의원들을 부를 때 직책이나 ‘의원님’이란 호칭 대신 ‘선배님’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훨씬 늘었다는 전언이다.
당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변의 의견을 구하는 일도 잦아졌다. 당대표 권한인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 때는 당 중진들의 의견을 두루 물은 뒤 최명길 최고위원을 낙점했다. 지난달 27일 청와대 여야대표 만찬 회동 때도 당일 중진 의원 조찬 회동에 참석해 콩나물국밥을 먹으면서 의견을 들었다. 한 중진 의원은 “예전에는 안 대표가 남의 말을 잘 듣지 않고 소통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바뀌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전당대회에서 대척점에 섰던 호남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말은 여전하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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