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친구를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엽기적인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9일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 모(35) 씨를 전날에 이어 재소환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날 오후 이 씨를 경찰서로 데려와 조사할 예정이며, 현재 증거 수집 등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전날 1차 조사에서 살인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바 있다.
법원은 이 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으나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1차 소환 당시에도 휠체어에 기댄 이 씨는 고개를 푹 숙인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이날 2차 조사에서 피해자 부검 결과 끈에 의한 교사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구두 소견과 폐쇄회로(CC)TV에 담긴 정황 등을 토대로 이 씨의 살인 혐의를 입증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앞서 이 씨는 지난달 30일 딸의 친구인 여중생 김(14) 양을 살해하고 강원 영월의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이 씨는 검거 당시 온몸에 문신을 한 상태였으며 외제차를 타며 호화생활을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씨는 범행 이후 서울과 강원도를 오가며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정황도 확인됐다. 차 안의 블랙박스를 제거했다가 다시 설치하기도 하고 동해바다를 가서 약 한 달전 자살한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는 듯한 메시지를 남겼다. 이밖에도 최근에는 부인의 영정사진을 들고 노래를 부르는 기이한 행동을 홈페이지에 올리며 대중들에게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상황을 어필해 왔다.
특이점은 이 씨가 시신으로 추정되는 여행용 가방을 차에 실을 당시 딸이 옆에 함께 있었다는 점이다. 희귀병을 앓고 있는 이 씨의 딸은 검거 직전 이 씨와 함께 먹은 수면제로 여전히 의식이 없는 상태다. 희생된 김 양은 이 씨의 딸과는 그다지 친분이 두텁지 않았으나 범행 당시 "같이 놀자"는 메시지에 응답해 집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은 이 씨의 시신 유기 과정에 딸이 가담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딸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상태다.
앞서 이 씨는 입안의 종양이 점점 자라는 희귀병을 앓는 딸의 수술비 등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활동을 진행하고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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