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의 ‘유니콘’ 테슬라는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생산 부진으로 제조기술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올 3분기 ‘모델3’ 생산은 260대로, 당초 목표(1500대)의 17%에 그쳤다. 미리 주문 받아놓은 50만 대를 과연 테슬라가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생산 지옥(production hell)에 빠져 있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구글과 테슬라는 소프트웨어에서 최상의 경쟁력을 갖추고도 제조기술에 목말라 있다. 이는 제조기반 없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수 없다는 점을 강력히 시사한다. 그런 점에서 제조강국인 한국에도 충분히 기회가 있다. 생산기술 경쟁력은 원가와 속도(유연성), 품질 신뢰성이 관건인데, 한국의 생산 인프라는 이미 검증돼 있다. 제조기술에 AI와 소프트웨어를 입히면 승산이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원가 경쟁력이다. 생산성은 낮은데 임금만 올라 단위 노동비용이 미국과 일본을 추월할 정도다. 게다가 4차 산업혁명을 가로막는 규제도 첩첩산중이다. 전기차만 해도 내비게이션 등 수많은 소프트웨어가 구글지도 기반이다. 중국도 구글 서비스는 막아도 구글지도는 허용하는데, 한국에선 안 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인프라를 갖고도 규제와 노동비용에 발목이 잡혀선 미래가 없다. 이런 것을 풀어주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그래야 혁신성장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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