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정치보복대책특위 설치
민주 "불법 조회 드러나면 지위고하 막론하고 책임져야"
[ 유승호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9일 문재인 정부가 ‘정치 사찰’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홍 대표는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달 전인가 검찰, 경찰, 심지어 군에서도 내 수행비서 전화를 통신 조회했다”며 “내 전화기는 사용하지 않으니 수행비서 전화기만 군, 검찰, 경찰 등 다섯 군데서 조회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내가 누구와 통화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정부가) 정치 사찰하는 것”이라며 “검찰, 경찰, 기무사령부, 국가정보원이 하고 있다면 정치공작 공화국”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겉으로는 협치하자고 하면서 우리 당 주요 인사들의 통신 조회를 다 했을 것이다. 이런 파렴치한 짓은 더 이상 해선 안 된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강효상 한국당 대변인은 통신 조회 내역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홍 대표 수행비서에 대한 통신 조회는 지난해 12월13일(경남 양산경찰서), 올해 2월24일(경남지방경찰청), 3월23일(서울중앙지방검찰청), 4월12일(경남지방경찰청), 8월7일(서울중앙지방검찰청), 8월21일(육군본부) 등 총 여섯 차례 있었다. 네 차례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전이란 점에서 야당 대표에 대한 탄압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적법한 절차 없이 불법적으로 개인 통신을 조회한 사실이 드러나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둔다”며 “다시 한 번 확인할 점은 여섯 차례 통화 기록 조회 중 네 건은 문재인 정부 출범 전에 이뤄졌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원전 졸속 중단 △최저임금 급속 인상 △무리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평화 구걸과 북핵 위기 초래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한 기업 압박 △노조 공화국 △사회주의식 소득주도성장 추진 △정치보복 △방송 장악 △인사 참사 △퍼주기 복지 △일자리 대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13가지를 문재인 정부의 실정으로 꼽고 국정감사에서 집중적으로 따지기로 했다. 이 중 정치보복과 관련해선 당내에 정치보복대책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대응하기로 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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