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한 전 좋은 결과 원해"
여야, 개정 협상 놓고 난타전
[ 김기만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과 관련해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을 만나보니 한국 측과의 간극이 크더라”며 “만만치 않은 협상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6박9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한 뒤 귀국한 송 의원은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방미 도중 로스 장관을 면담한 일을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송 의원은 “로스 장관은 우선 2022년부터 미국이 픽업트럭 수입관세 25%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한 조항과 관련해 이를 줄이지 않고 현행 관세를 유지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 경우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미국 픽업트럭 시장 진출이 어려워진다.
아울러 미국 제조사의 자동차가 현지에서 안전 기준을 통과하면 국내에서도 이를 인정해주는 이른바 ‘프리패스’에 제한을 두는 것에도 문제를 제기했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업체별로 2만5000대까지만 프리패스를 인정해주고 있는데, 이런 제한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였다고 송 의원은 설명했다.
그는 “로스 장관은 또 의료시장과 법률시장을 개방하라는 얘기도 하는 등 전반적으로 간극이 컸다”며 “(11월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할 때까지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도 하더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절대 현재 자동차 관련 조항이 우리에게만 이익이 되는 상황이 아니다”고 반박했다고 설명했다.
여야는 이날 한·미 FTA 개정 협상과 관련해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야권은 “2007년 체결 당시 ‘매국노’라고 비난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사과해야 한다”며 몰아붙였고, 민주당은 “야당이 정치공세를 중단해야 한다”고 맞섰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한·미 FTA 재개정은 없다고 국민을 속여 왔다”며 “국가의 사활이 걸린 외교·안보 분야에서 아마추어 수준의 정부라는 것을 국민에게 각인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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