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급 3개월 새 50여명 떠나
'노무현-검사와의 대화' 참여 허상구·이완규 등 동인행
화우 2명·바른·지평 1명씩 확보
'특수·금융 베테랑'들 대거 진입
변호사업계, 경쟁 과열 우려
[ 김주완 기자 ]
최근 법복을 벗은 검찰 간부들이 잇따라 법무법인(로펌)에 둥지를 틀고 있다. 취업이 제한된 검사장급을 제외한 상당수 전직 검사는 대형 로펌을 택했다. 하지만 일부는 중소형 로펌에 가세하거나 직접 신설 로펌을 차려 대표로 변신했다. 중견 검찰 간부들이 무더기로 서울 서초동에 진입해 변호사업계에서는 경쟁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위급 검사 대거 로펌행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검찰 고위직들의 퇴직이 잇따랐다. 지난 5월 ‘돈봉투 만찬 사건’에 이어 6월에는 ‘과거 주요 사건을 부적절하게 처리했다’는 이유로 검찰 수뇌부 일부를 좌천시키는 인사를 내 검사장급 검사들이 대거 옷을 벗었다. 이어 문무일 검찰총장(사법연수원 18기)이 임명되면서 선배 또는 동기 기수의 고위직들도 검찰을 떠났다. 여기에 7월 중간간부 인사에서 승진에 누락된 부장검사들도 무더기로 사표를 냈다. 부장급 이상만 3개월 새 50명 가까이 법복을 벗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간부급 검사를 가장 많이 영입한 로펌은 동인이다. 최근 퇴직한 부장검사급 이상 출신 변호사 중 10% 정도인 5명이 옮겼다. 동인은 검찰 간부와 법원 고위직이 대거 포진한 대표적인 전관 중심 로펌이다. 이번에 노무현 정부 시절 ‘검사와의 대화’에 참석한 검찰 간부 2명이 동인에서 변호사 업무를 시작했다. 허상구 전 수원지검 부장검사(21기)와 이완규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장(23기)이 같은 곳에서 일하게 됐다. 또 동인은 위재천 전 서산지청장(21기), 김연곤 전 안산지청 부장(26기), 고민석 전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장(25기) 등을 영입했다. 동인 관계자는 “회사 회계가 투명하고 기여한 만큼 대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동인을 찾는 검사가 많다”며 “먼저 동인에 정착한 선배들이 권유한 것도 영입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로펌 대표로 새 출발
화우에는 고위직 검사 출신 2명이 새로 자리를 잡았다. 권오성 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22기)과 윤희식 전 서울서부지검 차장검사(23기)가 화우에서 변호사 업무를 시작했다. 모두 특별수사 경험이 많다. 화우 관계자는 “권 변호사와 윤 변호사 영입으로 파생상품 등의 금융 관련 법률 문제와 특수, 강력, 금융, 공정거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준 높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른과 지평도 각각 김진숙 전 서울고검 검사(22기)와 오자성 전 서울고검 공판부장(23기)을 영입했다. 지난달 박근범 전 창원지검 차장검사(23기)도 광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로펌을 직접 차린 경우도 있다. 김진모 전 서울남부지검장(19기)은 검찰 선후배들과 법무법인 진을 설립했다. 비슷한 시기 법복을 벗은 안병익 전 서울고검 감찰부장(22기)과 변철형 전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장(28기)이 합류했다. 정점식 전 대검찰청 공안부장(20기)과 김옥환 전 서울동부지검 형사4부장(28)은 최근 법무법인 아인의 대표변호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아인은 검사 출신 변호사들을 주축으로 올 1월 출범한 신생 로펌이다.
일부는 개인 사무소를 차렸다. 김희관 전 법무연수원장(17기), 박민표 전 대검 강력부장(18기),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19기) 등 검사장 출신들은 홀로 변호사 업무를 시작했다.
로펌 관계자는 “검찰 고위직들은 대형 로펌에 바로 갈 수 없어 개인 변호사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퇴직일로부터 3년간 ‘연간 매출 100억원 이상’의 로펌에 취업할 수 없다. 올해 취업제한 대상 로펌은 총 30곳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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