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B-1B 전개 사전 인지… 미국 압박에 동의할 필요있다"

입력 2017-10-11 18:47  

17일 만에 날아온 '죽음의 백조'

한밤 중 2대 동·서해서 기습 출격



[ 김채연 기자 ] 미국이 북한의 계속되는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인 지난 10일 밤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랜서(사진) 장거리 전략폭격기 편대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1일 “어제 야간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 2대가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 2대와 함께 연합훈련을 실시했다”며 “미 B-1B 편대는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 후 동해 상공에서 가상 공대지미사일 사격훈련을 했으며 이후 우리 공군 F-15K 편대의 엄호를 받으며 내륙을 통과해 서해상에서 한 차례 더 가상 공대지미사일 사격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략무기인 B-1B 편대의 한반도 전개는 지난달 23일 밤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동해상 국제공역 상공을 비행한 지 17일 만이다.

미국이 B-1B 편대를 최근 연이어 밤에 전개한 것은 북한 지휘부 및 핵·미사일 대량살상무기(WMD) 은닉 장소에 대한 기습침투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군사적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B-1B 편대 전개에 대해 “한·미 전략자산의 순환 전개 일환”이라고 밝혔다. B-1B 편대는 2~3주에 한 번꼴로 매월 한두 차례 한반도에 출격할 것이라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B-1B 한반도 전개와 관련해 “(전개 사실을) 알고 있었고 긴장이 고조되는 측면도 있지만 미국의 압박에 동의해 줄 필요가 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국회 동북아 평화협력 의원외교단’ 소속 의원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전날의 B-1B 전개를 우리 정부가 양해했느냐”는 한 의원의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날 미국은 최신 공격형 핵잠수함 투싼함이 지난 7일 경남 진해항에 입항했다가 이날 출항한 사실도 공개했다. 이번 주말에는 핵잠수함 미시간함이 부산항에 들어올 예정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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