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기업] 폐목재가 에너지로… GS칼텍스 바이오부탄올 공장 가동

입력 2017-10-11 21:16  

전남 여수에 500억 투자 하반기 완공


[ 고재연 기자 ] GS칼텍스는 폐목재나 폐농작물 등에서 바이오부탄올을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오부탄올은 바이오디젤·바이오에탄올과 함께 3대 바이오 에너지로 꼽힌다.

GS칼텍스는 지난해부터 세계 최초로 전남 여수에 바이오부탄올 데모플랜트(시험공장)를 짓고 있다. 총 500억원을 투자해 1만5000㎡ 부지에 건설 중이다. 완공되면 연간 400만t의 바이오부탄올을 생산한다. 올해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바이오부탄올은 페인트, 접착제, 잉크 등에 사용되는 기존 석유계 부탄올을 대체할 수 있다. 휘발유와 혼합해 사용하면 별도 엔진 개조 없이 휘발유 차량용 연료로도 사용 가능하다. 물에 잘 녹지 않고 부식도 잘 되지 않아 기존 연료 수송 및 저장 인프라를 그대로 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GS칼텍스는 유가가 정점을 찍었던 2007년 바이오부탄올 연구개발에 착수했다. 7년 만인 2014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신기술 인증을 받았다. 작년엔 환경부로부터 녹색기술 인증도 획득했다. 현재 각종 양산 기술을 확보하고 국내외에 40여 건의 특허도 출원했다.

바이오부탄올은 폐목재와 볏짚, 사탕수수 등을 이용해 만든다. 기존 기술을 통해서는 대량생산이 어려웠다. GS칼텍스는 미생물 성질을 조작하는 시스템 대사공학 기술을 통해 대량생산 문제를 해결했다. 식물이 가진 당을 발효·분해하기 위해 ‘클로 리스트 리듐 균주’라는 미생물의 유전자를 조작해 기존 방법보다 생산량을 3배 이상 늘리는 데 성공한 덕분이다. 혁신적인 분리·정제 공정 기술을 개발해 이 과정에서 필요한 에너지 소비량도 70% 이상 절감했다.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고성능 균주와 독창적인 발효 공정 기술을 결합해 발효 수율, 생산성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개발했다.

GS칼텍스의 바이오부탄올은 저가의 비식용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활용하기 때문에 획기적인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 석유계 부탄올과 사탕수수, 옥수수 등을 원료로 하는 당질 및 전분질계 바이오부탄올에 비해 생산원가를 각각 45%, 25% 절감할 수 있다. 온실가스 저감 효과도 뛰어나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서 시행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휘발유 대비 당질계 바이오부탄올은 30~60%, 목질계 바이오부탄올은 100% 이상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있다.

최근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안팎의 저유가 기조를 이어가면서 바이오 화학의 경제성은 다소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2020년부터 파리기후변화협정이 본격 시행되는 등 글로벌 환경 기준이 강화되고 있어 향후 바이오화학의 경제성은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GS칼텍스는 바이오부탄올 데모플랜트를 통해 경제성이 확인되면 상업 생산을 위해 본격적인 설비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이번 데모플랜트 건설은 비식용 바이오매스에서 바이오부탄올을 생산하는 세계 첫 실증사업”이라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생산 경쟁력을 확보해 국내외 시장에서 상업화 기회를 적극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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