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에서 제4차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이 열리는 가운데 또다시 협정 폐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협정 상대국 정상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던 자리에서 서슴없이 철회 가능성을 거론했다. '엄포→위기 조성→실리 확보'로 이어지는 사업가 출신 특유의 '협상 기술'을 다시 선보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장에서 기자들에게 "우리가 협상을 타결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타결할 가능성도 있다"며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종류의 변화를 줄 수 있는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하면 이전에 거듭 공언한 대로 협상을 결렬하고 협정에서 탈퇴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평하게 말하면 우리는 우리 근로자들을 보호해야 하고, 캐나다 총리도 캐나다와 그의 국민을 보호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협상이 실패할 경우에 대해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두고 보겠다"고만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초 취임한 이후 미국 내 일자리를 빼앗고 대규모 무역적자만을 안겨주는 나프타를 다시 손질하겠다며 폐기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그러나 트뤼도 총리는 주미 캐나다 대사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간 무역 협정을 유지하는 것이 국제시장 내 북미 기업의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3국 국민에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반박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트뤼도 총리는 "더 공정한 교역을 달성하는 방안을 고안하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이며 내 관심사"라고 말했다.
한편,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워싱턴DC에서 열린 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때때로 필요할 경우 나프타를 탈퇴하는 것에 대해 얘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관리들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고 뉴스맥스 등이 전했다.
로스 장관은 "우리는 나프타가 폐기되는 것을 바라지도, 믿지도 않지만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최소한 개념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레드 라인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시기상조라면서도 자동차 업체가 더 엄격한 나프타 원산지 규정을 적용받게 되고 곧 논란이 되는 문제들이 더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