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 & 스마트시티] 한국형 스마트시티 기반 다지고… LH, 해외 수출 본격화

입력 2017-10-12 17:04  

공공 와이파이 구축
테마형 스마트 특화단지 등 스마트시티 인프라 확대

쿠웨이트 '압둘라 신도시'
베트남 '홍이엔성 산업도시'
스마트시티로 조성 계약



[ 이정선 기자 ] 스마트시티는 ‘도시 기능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도시’다. 스마트시티는 그러나 국가나 도시의 특성과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된다. 경제·사회 수준이나 정책 차이에 따라 스마트시티를 조성하기 위한 접근 전략이 달라지기도 한다.

한국에서의 스마트시티는 도시 공간에 정보통신 융합 기술과 친환경 기술 등을 적용해 행정, 교통, 방범, 에너지, 환경, 물관리 등의 도시 기능을 효율화하고 도시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쉽게 말해 저비용, 고효율 도시를 구현하는 것이 스마트시티의 주된 목적이다.

한국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중심으로 2003년부터 스마트시티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U-City’ 사업을 통해 스마트시티를 선도해 왔다. 동탄신도시와 판교신도시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이미 구축된 정보통신망에 신도시의 공간과 재원을 결합하는 형태다. LH는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시티 사업을 주요 중점과제로 육성하고 있다.

스마트시티 인프라 구축 선도

LH는 스마트시티와 관련한 인프라 확대와 스마트 관련 사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LH가 인프라 확대 차원에서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공공 와이파이(wifi) 구축’이다. 택지지구와 도시재생사업 구역에 공공 와이파이 핫스폿(사용가능지역)을 설치하고 서비스 품질 확보를 위해 초고속 광대역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식이다. LH는 유동인구가 많은 버스정류장, 공원, 광장 등 LH가 참여 중인 전국의 약 265개 지역에 이를 순차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LH 관계자는 “해당 지자체와 이동통신사 간 사용료 및 서비스 관리와 운영을 위한 협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LH는 또 동탄2신도시 등 창업 수요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존’을 조성해 자생적인 산학연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 도시 기능의 효율을 높이는 스마트시티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기 위한 방안이다. 신도시와 혁신도시를 비롯해 창업 수요가 많은 도심재생지역이 주요 후보 대상지다.

LH는 스타트업에 3개월에서 최장 36개월의 다양한 임대 조건을 제시하고 공유차량, 공유오피스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공유 경제를 접목하는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지역 특성을 부각하는 ‘테마형 스마트 특화단지’도 구상 중이다. 예컨대 세종시에는 도시 운영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동탄2신도시엔 태양광발전 등 에너지 절감에 주력하는 식이다. 판교 복합단지엔 증강현실(AR) 등의 기능을, 평택 고덕엔 스마트 가로등과 속도감지 시스템을 도입하는 안전 중심의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중동·동남아에 스마트시티 수출

한국형 신도시 수출에 앞장서 온 LH는 스마트시티 수출로 지평을 넓히고 있다. 올해 4월엔 쿠웨이트 주거복지청과 ‘사우스 사드 알 압둘라 신도시’ 마스터플랜 용역 총괄관리 계약을 체결했다. 압둘라 신도시를 세계적인 스마트도시로 건설하기 위한 마스터플랜 기획과 타당성 조사, 토목 설계, 시범 주택단지 건설 등이 LH가 담당할 주요 역할이다.

압둘라 신도시는 쿠웨이트 수도인 쿠웨이트시티에서 30㎞ 정도 떨어진 곳으로 분당신도시 3배 정도 크기다. 쿠웨이트 정부가 추진 중인 9개 신도시 가운데 입지가 가장 뛰어난 지역이다. 박상우 LH 사장은 “신도시 개발 경험을 살려 쿠웨이트의 스마트시티 건설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H는 압둘라 신도시에 이어 베트남 홍이엔성과 ‘홍이엔성 산업도시’를 스마트시티로 개발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베트남 수도 하노이와 가까운 홍이엔성은 926㎢ 규모로 베트남의 산업, 물류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다.

“스마트시티 건설은 시대의 요구”

LH가 스마트시티 수출에 성공한 것은 풍부한 신도시 개발 경험이 바탕이 됐지만, 스마트시트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도시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각종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스마트시티가 주목받고 있어서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세계 인구는 73억 명이며 2030년에는 84억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중 도시 인구는 2015년 40억 명에서 2030년 51억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도시화가 특히 빠른 편이다. 이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매년 30만 명 규모의 신도시 120개 건설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LH는 스마트시티가 향후 10년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수출 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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