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최고가 행진에도…대형주 못 올라탄 개미들 '한숨'

입력 2017-10-12 17:46   수정 2017-10-13 06:55

코스피 2474…5일째 상승

삼성전자·현대차 등 대형주 강세
개인 많이 산 중소형주는 부진

"3분기 실적발표 본격화하면
낙폭과대주에 순환매 올 수도"



[ 윤정현 기자 ]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유가증권시장 내 대형주와 중소형주 간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중소형주 투자 비중이 높은 개인들이 상승장의 과실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대형주 장세가 당분간 지속되겠지만, 3분기 실적시즌을 옥석구분의 기회로 삼아 중소형주 비중을 서서히 늘려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나는 대형주, 기는 중소형주

코스피지수는 12일 16.60포인트(0.68%) 오른 2474.76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8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전날에 이어 사상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도 2444억원어치를 사들이며 4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유가증권시장 대장주 삼성전자는 0.29%(종가 274만원) 올라 전날 세운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SK하이닉스가 0.67% 하락 마감해 잠시 숨을 골랐지만 현대자동차(0.97%) 삼성물산(0.70%) 네이버(2.26%) 삼성바이오로직스(8.63%) 등 대형주 중 69개 종목이 상승했다. 대형주는 시가총액 상위 100위권 내 종목을 말한다. 101위부터 300위까지는 중형주, 나머지는 소형주로 구분한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주는 추석 연휴 이후에도 독주를 지속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새 역사를 써 가고 있는 3거래일 동안 대형주지수는 3.87% 올랐다. 같은 기간 중형주(0.86%)와 소형주(0.43%)의 상승률은 1%에 못 미쳤다. 최근 6개월로 기간을 늘려 보면 대형주의 선전이 더 눈에 띈다. 대형주지수가 19.73% 상승한 반면 중형주(-1.69%)와 소형주(-2.74%)는 뒷걸음질쳤다.

이에 따라 통상 중소형주에 투자를 많이 하는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의 열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많이 산 종목 중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도 있지만 두산중공업(시가총액 114위) 한화테크윈(126위) 오리온홀딩스(268위) STX중공업(442위) 등 중소형주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가총액 규모별 쏠림 현상이 예년보다 심하게 나타나 개인투자자들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하다”고 말했다.

◆실적시즌이 반전 계기 될까

증권업계는 3분기 실적시즌이 중소형주 반전의 계기로 작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에도 삼성전자가 강하게 상승하는 시기에 중소형주 소외 현상이 두드러졌다”며 “삼성전자 실적 발표 이후 매수 기회를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대형주의 상승 탄력이 여전해 극적으로 시장 분위기가 바뀌기는 어렵겠지만, 3분기 실적시즌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실적에 비해 과도하게 떨어진 종목들이 주목받으면 중소형주 순환매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주 투자자들은 단기적으로는 낙폭과대주에 초점을 맞추고 중기적으로는 턴어라운드주나 성장주 중심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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