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대표지수보다 저조한 해외 액티브펀드 '성적'

입력 2017-10-12 18:00  

나스닥 22% 오를 동안 미국 투자 펀드 수익률 8.8%에 그쳐

베트남·브라질 등서도 '격차'
매니저 한 명이 여러 국가 담당
전문성 떨어져 수익률 낮아
해외펀드 비과세 종료 앞두고
뭉칫돈 몰려…선별투자 필요



[ 김우섭 기자 ] 올해 국내 액티브 펀드매니저들이 운용한 미국과 브라질, 베트남 등의 해외펀드 수익률이 해당 국가의 대표 주가지수 상승률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이후 4611억원의 ‘뭉칫돈’이 들어온 베트남은 전체 11개 펀드 중 대표지수인 ‘호찌민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낸 펀드가 하나도 없었다. 액티브펀드란 시장 수익률을 초과하는 성과를 내기 위해 펀드매니저들이 별도의 수수료를 받고 각자 판단에 따라 주식을 사고파는 펀드를 말한다.


◆지수 못 따라가는 수익률

12일 펀드정보제공 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1일까지 베트남 호찌민지수는 21.93% 올랐다. 같은 기간 국내 펀드매니저가 베트남 기업에 투자하는 11개 액티브펀드(인덱스펀드, 재간접펀드, 상장지수펀드 제외)의 평균 수익률은 15.07%에 그쳤다. 베트남 펀드 중 설정액 1위인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1924억원)와 2위인 유리베트남알파(559억원) 수익률은 지수보다 4.2%포인트, 7.54%포인트 낮았다.

북미 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대표지수를 넘어서지 못했다. 미국 액티브펀드 5개의 평균 수익률은 1월2일 이후 지난 11일까지 8.87%였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15.52%)와 S&P500(13.93%), 나스닥종합(22.37%)보다 크게 낮았다. 북미 시장의 지수나 업종에 투자하는 6개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액티브펀드보다 양호한 성과(연초 이후 14.26%)를 냈다.

브라질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올 들어 22.24%의 높은 성과를 냈지만 대표지수인 보베스파(27.68%)를 밑돌았다. 한 대형 증권사의 프라이빗뱅커(PB)는 “액티브펀드의 수익률 부진을 감안해 고객들에게 해외 운용사가 대신 운용하는 재간접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고 말했다.

◆전문성·인력 부족의 한계

투자자들은 펀드매니저들이 유망한 종목을 골라 높은 수익률을 내주는 대가로 인덱스펀드나 ETF보다 2~3배 더 높은 연 1.5~2% 정도의 수수료를 지급한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일부 대형주가 전체 시장을 끌어올리는 상황에서 대표지수를 따라가지 못하는 액티브펀드들이 적지 않다.

펀드업계에선 해외 액티브 주식형펀드들의 부진 이유로 전문성과 인력 부족을 꼽는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해외투자펀드의 경우 한 펀드매니저가 여러 국가 투자를 담당하는 사례가 많다”며 “아무리 뛰어난 매니저도 좋은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대형 자산운용사조차도 한 명의 펀드매니저에게 인도나 브라질 등 신흥국과 유럽 지역 투자를 맡기는 경우가 많다.

여러 국가를 맡다 보니 해당 국가의 경제 상황에 따른 실시간 대응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부분 펀드매니저들은 한국 근무시간에 맞춰 일을 하고 해외 주식 매매 때엔 시초가 또는 종가 매매 방식으로 거래하고 있다. 문윤정 신한금융투자 대치센트레빌 PB는 “현지 인력 활용 등을 통해 특정 국가에 전문성을 갖춘 자산운용사에 돈을 맡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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