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경목 기자 ] 구본준 (주)LG 부회장(사진)이 다시 한번 현장을 강조했다. 올해 초 LG그룹 운영 전반을 맡은 이후 일관된 행보다.
구 부회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4분기 임원 세미나에서 “어떤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본 경쟁력은 상품의 가치가 만들어지는 현장에서 나온다”며 “임직원 여러분은 앞장서서 연구개발, 제조, 영업, 서비스 등 각 현장을 상세하게 파악하고 매일매일 혁신하는 역동적인 현장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임원 세미나는 분기별로 LG 계열사 임원 300~400명이 모여 특정 주제에 대한 강연을 듣는 자리다. 구 부회장은 올 1월부터 계열사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발굴 등 그룹 경영 전반을 맡고 있다.
강연 주제도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선정했다. 일본 도요타의 자회사인 기후차체공업의 호시노 데쓰오 회장이 연사로 나서 도요타식 생산 방식과 기업 문화를 소개했다. 호시노 회장은 특히 현장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낭비를 개선하고 세계 최고의 품질에 도전할 수 있었던 비결을 설명했다. LG 임원 세미나에 해외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연사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 부회장은 구본무 LG 회장을 대신해 처음으로 임원 세미나를 주재한 5월부터 현장 경영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등 포괄적인 주제를 강연했던 이전 세미나와 달리 LG전자의 ‘모듈러 생산 혁신’ 등 구체적인 생산기법을 소개했다. 지난달에는 그룹 최고경영진 30여 명을 이끌고 경기 수원과 파주 등에 있는 1·2·3차 협력사를 순회하기도 했다. 구 부회장은 현장을 돌며 협력업체들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구 부회장은 각 계열사 생산담당 임원 못지않은 공정 라인 및 생산 기술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다”며 “현장 경영을 통해 LG 제품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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