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서비스 따로 경쟁하면 통신비 부담 완화될 것"
KT, 신중 모드 고수…LG유플 "공식 입장 못정해"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12일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는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이 활발히 오갔다.
특히 국내 1위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의 박정호 사장(사진)이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재확인 하며 업계 안팎이 또 다시 들썩이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여전히 입장 결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지만, 다음달 정기국회를 앞두고 도입 논의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전날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박 사장은 "단말기와 서비스, 콘텐츠가 분리돼 경쟁하면 가계통신비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며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한 찬성 의사를 밝혔다. 그는 "다만 단말기 유통업계 등에 부정적인 효과가 없도록 면밀히 검토하고 관련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란 휴대폰 단말기 판매는 제조사나 판매점이, 통신서비스 가입은 이통사 대리점이 하도록 분리하는 것을 말한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스마트폰 출고가 거품이 사라지고 통신비도 줄어들 것이라는 게 소비자단체와 정치권의 주장이다. 여야는 지난달 각각 단말기 완전자급제 시행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통사 역시 얻게 되는 수혜가 있다. 단말기 보조금 같은 유통 및 마케팅비용을 줄일 수 있고, 서비스 및 요금제 경쟁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 이유에서 박 사장은 그간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한 긍정적 입장을 내비쳐 왔다. 지난달 생활금융플랫폼 '핀크' 출시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에 대해 "시장이 원하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 2위, 3위인 KT와 LG유플러스의 셈법은 조금 다르다. 통신사 선택 시 단말기 보조금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면 소비자들이 1위 사업자로 몰릴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KT 측은 "여전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검토할 부분이 많아 현재 공식적 입장을 정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리점 등 영세 휴대폰 유통업자들의 반대도 거세 도입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통사의 판매장려금이 사라지면 대형 판매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단말기 완전자급제에는 판매점 종사자 8만명의 생존 문제가 달려 있다"며 "제도의 실효성 검증을 위한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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