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영학, 사이코패스 성향"…딸 "우리 아버지 그런 사람 아니다"

입력 2017-10-13 14:29   수정 2017-10-1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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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계 "장애등급 오류 가능성 없어…초등 6학년 지능 범죄 가능"
경찰 "사이코패스 성향 있어"




지적장애 3급, 정신장애 3급. '어금니 아빠' 이영학(35·구속)의 장애 등급이다. 지적, 정신적 장애를 앓고 있음에도 계획 범죄를 저지른 데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이영학이 받은 지적장애 3급은 초등학교 6학년 정도의 지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의학계는 이 정도의 지능 수준이면 충분히 잔혹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봤다.

장애인 등록을 하려면 주소지 관할 읍·면·동사무소에 '장애인등록 및 서비스 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전문 의사로부터 진단을 받은 장애 진단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또 국민연금공단에서 2인 이상의 전문 의사가 참여해 의학 자문회를 열고 최종 판정을 결정한다.

전문가들은 장애등급 판정에 오류가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이영학은 IQ 70 이하에 해당하는 지적장애 3급과 간질로 인해 정신장애 3급을 받아 최종적으로 2급 장애 판정을 받았지만 일상 생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범죄의 잔혹성을 고려했을 때 이씨가 지적 수준이 낮은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지난 12일 이영학을 면담한 서울청 과학수사계 소속 이주현 프로파일러(경사)는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 평가는 40점 만점인데 이영학은 25점을 받았다"라며 "아주 높은 점수는 아니지만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아버지의 지시에 따라 친구인 피해자 A양에게 연락하고 수면제가 든 음료를 건넨 이영학의 딸에 대해서는 정신적 장애는 없지만 아버지에 대한 종속 성향이 강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이영학의 딸을 면담한 한상아 경장은 "딸은 제대로된 가치판단을 하기 전부터 물려받은 유전병에 대해 고민, 상담하고 정보를 획득하는 통로가 아버지 뿐이었다"라며 "본인이 인식하지 못한 사이 아버지에게 의존하고 있었고 경제적으로도 아버지가 모금 활동으로 생계를 책임진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양은 아버지에 대한 도덕적 비난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경장은 "조금이라도 도덕적 비난이 가해지면 '우리 아버지는 그런 사람 아니다'라고 할만큼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 아버지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하는 행동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양은 엄마가 자살한 후 엄마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아버지의 말에 A양을 데려왔고, 수면제가 든 음료를 먹일 때도 '아빠와 약속한 계획이 틀어질가봐' 걱정하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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