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검증 안된 자료 공개"
[ 김형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3일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세월호 최초 보고 시간 조작과 훈령 불법변경 의혹에 대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맹공을 퍼부었다. 민주당은 시간 조작 상황일지를 당대표실 앞에 별도로 전시하는 등 이번 사건을 적폐청산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을 태세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세월호 사고 수습 현장에서 1분 1초를 다퉈서라도 최선을 다해 구조하라고 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작 자신은 골든타임을 조작까지 하면서 놓쳤다”며 “상황일지와 훈령 불법 조작은 비서실장과 안보실장 등의 개입 없이 불가능하다”며 김기춘 김장수 김관진 등 당시 청와대 핵심관계자들의 검찰 수사를 주장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세월호 참사 당시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최초 시점이 오전 10시가 아니라 9시30분으로 밝혀졌다”며 “첫 조치가 이뤄진 10시15분까지 45분간의 골든타임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단순한 직무유기가 아니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은 청와대의 문건 입수 경로에 의혹을 제기하며 국정조사 카드로 맞불을 놨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이 확인,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생중계로 브리핑한 것은 청와대의 물타기 의도로 국정감사를 방해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 구속 연장 여부 결정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작태”라며 “박 전 대통령 구속을 연장하라는 직접적인 메시지와 강한 압박을 사법부에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검증되지 않은 서류를 사실인 것처럼 공개한 데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이날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도 불똥이 튀었다. 박완주 민주당 의원이 김영춘 해수부 장관에게 “어제 밝혀진 작은 진실 한 조각이 온 국민을 경악하게 했다”며 해수부 내부의 세월호 조사 은폐 여부를 물으면서 촉발됐다.
이에 홍문표 한국당 의원이 “해수부에서 해야 할 이야기인가”라며 유감 표명을 요구한 데 이어 권석창 한국당 의원도 박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이에 설훈 위원장이 “초동단계만 대처를 잘했어도 300명이 넘는 사람을 살릴 수 있었다. 최초 보고 시간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고 거들자 한국당 의원들이 집단 반발하며 정회를 요구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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