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최고 이자 낮아져도…300만명은 고금리 못 벗어난다

입력 2017-10-15 10:03   수정 2017-10-15 10:04

내년부터 돈을 빌려주고 받을 수 있는 이자가 연 최고 24%로 낮아지지만, 300만명 이상은 여전히 이보다 높은 이자의 굴레를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가 보유한 연이율 24% 이상 대출 채권은 약 15조9986억 원 규모이고 채무자는 308만2376명이다. 이는 대부업체(상위 20개사 기준)·상호금융·카드·캐피탈사·저축은행 기준이다.

내년 1월부터 최고금리가 연 27.9%에서 24%로 낮아지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여전히 그 이상 높은 이자를 부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대부업법) 시행령이 개정됐지만 효력이 내년 1월 이후 체결되는 대출 계약이나 재계약, 대환, 만기연장 등에 적용되며 그 전에 체결된 계약에는 소급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법정 최고 이자 인하 효과를 무력화하는 고금리는 장기 대출 계약으로 인해 존속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대부업체 상위 20개사에서 대출받은 이들 가운데 약정 기간이 3년 이하인 채무자는 약 40.2%였고 59.2%는 계약 기간이 3년 초과 5년 이하였다. 예를 들어 올해 연 이자율 27.9%로 만기 5년의 대출 계약을 하면 내년에 법정 이자율이 24%로 낮아지더라도 법정 이자보다 높은 이자를 5년간 내게 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관련 법규가 법정 최고 이자를 점차 낮추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대출업자 등이 이를 피하고자 일부러 장기 계약을 유도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윤경 의원은 "(대부업체 등이)금리가 장기적으로 낮아진다는 것을 알고 길게 계약하므로 법정 이자율을 크게 상회하는 채권이 많이 남아 있는 것"이라며 "구조적으로 고금리 대출은 장기 대출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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