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란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탈퇴 선언으로 곤경에 처한 유네스코(UNESCO·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의 새 수장에 오드레 아줄레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45·사진)이 선출됐다.
아줄레 전 장관은 지난 13일 열린 유네스코 이사회의 6차 결선 투표에서 하마드 빈 압둘 알카와리 카타르 전 문화부 장관을 30 대 28, 두 표 차로 제쳤다. 아줄레는 다음달 10일 총회 투표에서 인준받으면 이리나 보코바 현 사무총장의 뒤를 이어 유네스코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사무총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유대인인 아줄레의 아버지는 모로코 출신으로, 모로코 왕의 자문역으로 활약했다. 이런 연유로 아줄레도 아랍 국가들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네스코의 최대 후원국이던 미국이 투표에 앞서 기구 탈퇴를 선언한 만큼 아줄레 앞에는 개혁 과제가 산적해 있다. 미국 국무부는 11일 성명을 통해 내년 말을 기점으로 유네스코를 탈퇴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 국무부는 “조직의 근본적 개혁 필요성, 유네스코의 계속되는 반(反)이스라엘 편견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반영한다”고 탈퇴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로 중국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중국은 미국, 일본에 이어 유네스코의 세 번째 재정 부담국이다. 미국이 22%, 일본이 9%, 중국은 7.9%를 부담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탈퇴 선언을 즉각 비판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계속해서 유네스코 업무에 참여하고, 다른 국가들과 함께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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