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필 의원 "해외 투자자 면담 횟수 절반으로 뚝"
[ 유창재/정영효 기자 ] ▶마켓인사이트 10월15일 오후 2시34분
올해 초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전주 이전 이후 핵심 운용 인력의 이탈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부 위탁 운용사의 국민연금에 대한 관심도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600조원이 넘는 국민 노후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의 투자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진행하고 있는 미드캡(중견기업)부문 사모펀드(PEF) 및 벤처캐피털(VC) 위탁운용사 선정 공모에 2배수의 운용사만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드캡 PEF는 3곳을 뽑는 데 6곳이 지원했고, VC 분야도 6개사를 뽑는 데 13~14개사가 원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2~3년 전만 해도 국민연금의 위탁 운용사 공모가 통상 4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최근 들어 국민연금으로부터 출자를 받으려는 운용사 수가 급감했다는 평가다.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 등으로 국민연금과 일하는 게 번거로워졌을 뿐 아니라 운용 수수료 등 조건도 다른 투자 기관에 비해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VC 관계자는 “국내 VC업계의 또 다른 큰손인 한국벤처투자는 모태펀드 위탁 운용사의 허들레이트(성과급 지급의 기준이 되는 최소 수익률)를 없앤 반면 국민연금은 8% 선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한 VC가 100억원을 위탁받아 8억원(수익률 8%)을 벌어줬다면 모태펀드는 투자수익의 20%인 1억6000만원을 운용사에 주지만 국민연금 운용사는 한 푼도 가져갈 수 없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도 PEF에 출자하면서 허들레이트를 7%로 낮추고 관리 수수료를 올렸다”며 “정책 투자기관인 한국벤처투자나 산업은행과 달리 국민연금은 감사원이나 국회 눈치를 보느라 시장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해외 위탁운용사들도 국민연금을 외면하기는 마찬가지다.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전주 이전 이후 해외 투자자 면담 횟수’ 자료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월평균 165건에 달했던 해외 투자자 면담 횟수는 전주 이전 이후인 올 3월부터 6개월간 절반 수준인 88건으로 줄어들었다. 한국에 오면 무조건 국민연금부터 찾던 해외 운용사의 절반이 발길을 끊은 셈이다.
한 글로벌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국 뉴욕 본사 경영진이 아시아에 1주일 일정으로 출장을 오면 한국에는 하루 정도 머문다”며 “전주에 가려면 하루를 모두 국민연금에 써야 하기 때문에 요즘은 서울에 있는 한국투자공사(KIC) 정도만 만나고 중국 일본 등으로 떠나는 일이 잦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요즘 국민연금을 찾는 해외 운용사는 A급 대형 운용사가 아니라 B급인 경우가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유창재/정영효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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