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소비자들 "할인해도 안사겠다"
아우디 폭스바겐 차량의 국내 판매가 잠정 중단된 틈을 타고 2년째 평택항에 묶여있는 악성 재고들이 향후 어떤 식으로 시장에 유통될지 주목된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평택항 PDI(출고전 차량 점검)센터에 방치돼 있는 아우디 폭스바겐 차량을 할인 판매로 전량 처분할지, 아니면 렌터카 및 중고차 업체 등 법인업체에 넘길지 여부를 놓고 아직 결정난 것은 없다고 16일 밝혔다.
평택항에는 지난해 8월 환경부가 배출가스 조작에 관여된 디젤 차종 8만3000여대(32개 차종) 인증을 취소하면서 3000여대 가량 차량이 유통이 되지 않고 PDI센터에 쌓여있다.
오랫동안 평택항에 방치된 만큼 아우디폭스바겐 국내법인이 판매가 재개되는 시점에서 30~40% 할인 판매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할인하면 구매하겠다"는 올해 초 상황과 달리 지금은 "할인해서 판매한다고 해도 구입하지 않겠다"는 소비자들이 많다.
30대 직장인 A씨는 "한국으로 수출하는 과정에서 운행이 됐는데 각종 오일류나 타이어 등 차량 상태가 정상적일 수 없다"며 "많이 할인해 준다고 해도 차를 사지 않겠다"고 꺼려했다.
또 다른 40대 직장인 B씨는 "비구동계 부품의 내구연한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잘 관리된 중고차보다 차량 상태가 나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아우디폭스바겐 국내법인이 소비자에게 만일 할인 판매해 재고를 소진한다면 중고차 가격 혼란은 물론 장기적으론 고급차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환경부 인증을 받고 신형 티구안, 아테온 등 신차 판매 재개를 노리고 있다. 신차 판매 재개를 위해선 어떤 방법이든 재고 차량 처분이 필요하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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