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 노력, 현장에서 체감하기 어려워
4분기에도 부산경제는 주력업종의 침체와 대북리스크, 사드 문제 등 내우외환 속에 부진을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조성제)는 17일, 부산지역의 주요 제조업 18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4·4분기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2017년 4·4분기 경기전망지수(BSI)는 ‘86’을 기록해 기준치(100)를 밑돌았다.경기전망지수(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회복을, 그 이하면 경기 악화를 의미한다.
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지수는 2011년 3·4분기(124) 이후 단 한 차례도 기준치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 제조업 경기가 부진한 것은 대북리스크, 미국·중국 등 주요국 통상압력 심화, 소비심리 둔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조선·자동차 등 지역 주력 업종 침체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종별로 보면 조선기자재(58), 자동차부품(68), 1차금속(82), 전기전자(89) 등 주요 업종에서 기준치(100)를 밑돌아 경기 부진이 전망된다.
조선기자재 업종은 수주 부진으로 인한 납품 물량 감소, 기 수주 물량의 소진, 선박평형수 처리 설비 의무화 유예에 따른 관련 설비 수요 감소 등 매출부진 요인이 겹쳐 조사업중 업황이 가장 안좋을 것으로 예상됐다.
자동차부품 업종은 내수 부문에서 완성차 업계의 신차 출시와 마케팅 강화 등에도 판매 부진에 따른 생산 조절 등으로 부진할 전망이다. 특히 사드 배치 등 외부 환경 악화로 해외 현지 생산 및 판매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보여, 부품 수출 부진 및 현지 동반 진출 업체의 경영 악화가 예상된다.
1차금속 업종은 조선,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침체, 중국 고철 수출 증가에 따른 국제 철강 가격 상승 둔화 등으로 생산 및 수익성이 모두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경영 부문별로도 매출(내수 83 수출 86) 영업이익(내수 83, 수출 84) 자금조달여건(84) 등 전 부문에서 경기전망지수가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매출은 소비 위축, 조선·자동차·철강 등 주요 업종 생산 부진, 보호무역주의 심화와 사드 갈등에 따른 대중 수출 및 현지 생산의 차질 등으로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이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납품 및 수주잔량 감소, 저가 수주, 대내외 경영 환경 악화에 따른 납품단가 인하 압력 심화가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 및 신흥국 저가 공세, 글로벌 공급 과잉에 따른 경쟁 심화, 주요 교역국의 통상 정책 강화 등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주요 기업 경영 환경 개선에 대한 지역 기업의 체감온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생협력’, ‘공정거래관행’, ‘중소기업지원’, ‘규제환경’, ‘반기업 정서’ 등 5개 항목에 대한 개선 여부를 물은 결과 대부분 변한 게 없다고 응답했다. ‘상생협력’, ‘공정거래’, ‘중소기업지원’, ‘규제환경’은 오히려 악화되었다고 응답한 비중이 개선됐다고 응답한 비중보다 높았다. 반면 반기업 정서는 개선됐다고 한 응답이 악화보다 근소하게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정부의 기업환경 개선 노력과 현장의 체감온도가 다른 것은 중소·협력업체 비중이 높은 지역 경제의 특성으로 현장이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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