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유학생 고작 9.2% 늘어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에 목 마른 지방대들이 경쟁적으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고 있으나 수도권 대학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대가 기껏 뽑아놓은 유학생이 서울권 주요대학으로 편입해 이탈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17일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8년간(2008~2016년) 수도권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꾸준히 늘어났다. 지난해 기준 외국인 유학생 10만4262명 가운데 수도권 대학 재학은 5만9581명으로 전년 대비 17.1%포인트(8690명) 껑충 뛰었다.
학위 과정에서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두드러졌다. 2016년 수도권 대학에 재학하는 학위 과정 유학생은 2008년 대비 138.8%P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지방대 학위 과정 재학생은 9.2%P 늘어나는 데 그쳐 큰 차이를 보였다.
외국이 유학생들이 수도권 대학을 선호하는 이유는 국내 학생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주요 대학이 몰려있는 데다 문화 시설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생활비를 벌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쉽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점 때문에 지방대로 유학 와 어학 실력을 키운 뒤 서울 소재 주요대학에 편입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지방 A대학 관계자는 "국내 학생들에 비하면 외국인 학생 편입은 문턱이 낮아 서울권 대학 학사 편입으로 자퇴하는 유학생들이 매년 있을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기껏 뽑아놓았는데 수도권 대학으로 이탈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지방대들은 유학생 유치에 한층 공을 들이고 있다. 지방 B대학 관계자는 "입학 후 타 대학으로 편입하거나 경제적 문제로 중도 탈락하는 유학생을 줄이기 위해 현지로 건너가 꼼꼼하게 면접을 본다"고 말했다.
지방대가 유학생 유치에 힘 쏟는 것은 생존과 직결된 탓이다. 유학 담당자는 물론 총장까지 현지 입학 설명회를 열어가며 노력을 쏟아붓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방 C대학 관계자는 "외국인 어학 연수생은 수백 명 되지만 정작 학부 과정으로 입학하는 학생들은 손에 꼽을 정도다. 학부 과정으로 흡수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원 외 모집'이 가능한 학위 과정 유학생 증가는 지방대 재정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 장학금 혜택 등 비용을 감안해도 등록금 수입이 늘어나고, 대학의 국제화 지표도 높아져 재정지원사업 등에도 가점이 돼 '일석이조'란 평가다. 지방 A대 관계자는 "취업에 민감한 유학생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비즈니스 중심으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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