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지은 기자 ] 모바일을 이용한 소액 간편대출 서비스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간편 소액대출 상품 ‘비상금대출’이 인기를 끌자 시중은행도 비슷한 상품을 앞다퉈 선보이는 추세다.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모바일로 3분 만에 300만원을 ‘뚝딱’ 빌리는 게 새로운 소액대출의 트렌드다.
신한·국민은행도 도전장
신한은행은 지난달 18일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S뱅크’나 ‘써니뱅크’로 신청할 수 있는 모바일 전용 소액대출 ‘포켓론’을 출시했다. 신용카드를 갖고 있는 이용자면 신한은행과 거래가 없더라도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모바일 대출 특성상 별도 소득증빙 절차가 필요 없고 총 여섯 차례 클릭만으로 신청부터 승인까지 모두 이뤄진다. 이 과정에 걸리는 시간은 약 3분에 불과하다. 24시간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 최대 대출한도는 500만원이고 최저금리는 연 3.01%다. 카카오뱅크의 모바일 소액대출(최대 300만원, 최저금리 연 3.44%)보다 한도가 높고 금리도 낮다.
국민은행도 ‘KB리브 간편대출’을 모바일 전용 소액대출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기존 고객이 보유한 국민은행 거래 실적을 토대로 신청 즉시 대출 가능 여부를 판단한다. 차상위 신용등급인 ‘골드스타’ 이상인 이용자는 소득증명서를 내지 않아도 최대 3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금리는 연 4.68~5.08%로 제공한다.
이처럼 시중은행이 모바일 소액대출 상품에 공을 들이는 데 대해 금융계는 ‘파격적’이라는 반응이다. 그동안 500만원 이하 대출은 비교적 신용등급이 낮은 소비자가 급전이 필요할 때 찾는 상품이어서 대중적이지 않았다. 대출 규모도 크지 않기 때문에 기존 시중은행들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던 분야였다.
금융계 관계자는 “판도가 바뀐 것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새로운 시도에 시중은행도 ‘변해야 산다’는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와 K뱅크는 출범 후 무담보·무서류·무방문의 ‘3무(無)’ 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비상금 대출은 1분 만에 대출받을 수 있어 관심을 모았다.
확산되는 ‘쉬운 대출’ 바람
모바일 소액대출 경쟁에 시중은행까지 가세하면서 관련 시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게 금융계의 분석이다. 시중은행의 모바일 소액대출은 카카오뱅크 비상금대출과 마찬가지로 100% 모바일로 신청부터 승인까지 이뤄진다. 금융계 관계자는 “모바일 소액대출 상품은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데다 기존 은행 대출상품보다 금리도 낮다”며 “꼭 급전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생활자금도 모바일로 쉽게 대출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쉬운 대출’ 열풍에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출이 쉬워질수록 가계부채는 늘어날 수밖에 없어서다. 더구나 신용대출은 부실 위험성이 큰 대출로 꼽힌다. 소액이지만 이자가 높아 연체되면 피해가 크다는 한계가 있다. 신용 관리가 미숙한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을 중심으로 연체나 상환 불능에 빠질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다. 인터넷전문은행뿐 아니라 시중은행 모두 소액대출 관련 리스크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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