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개봉된 '범죄도시'로 380만 관객을 들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배우 마동석이 코미디 영화 '부라더'로 연타석 홈런을 노린다.
'부라더'는 2008년 초연을 시작해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 '그날들' 등 창작 뮤지컬계의 미다스의 손이라 불리는 장유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야기는 인디아나 존스를 꿈꾸며 유물 발굴에 전재산을 올인하지만 현실은 늘어나는 빚과 쓸모 없는 장비 뿐인 형 석봉(마동석)과 가문을 대표하는 브레인이지만 순간의 실수로 실직 위기에 처한 동생 주봉(이동휘)이 본가로 강제 소환당해 사고로 오로라(이하늬)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마동석은 이 영화에서 유물발굴에 전 재산을 올인하는 한국사 학원 강사 석봉 역을 연기했다. 갑작스런 아버지의 부고 소식으로 3년 만에 본가를 찾은 그는 집안 어딘가 100억 금불상이 있다는 오로라의 말에 인생 한방을 노리는 작전을 펼친다.
그는 2015년 '베테랑'에서 아트박스 사장으로 신스틸러로 떠오른 이후 '굿바이 싱글', '부산행', 최근 개봉된 '범죄도시'까지 주조연을 오가며 '마블리'의 매력을 뽐냈다. 유일무이한 마동석의 캐릭터는 작품에 대한 관객의 호감도를 상승시키는데 기여했다.
17일 서울 동대문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열린 '부라더' 언론시사회에서 마동석은 두 작품 연속으로 선보이는 소감에 대해 "'범죄도시'도 잘 되고 있어 감사하는 마음으로 묵묵히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범죄도시' 전에 찍었던 영화인데 개봉을 늦게 하는 바람에 지금 보여드리게 됐다. '범죄도시'는 형사, 액션물이라 그런 캐릭터가 필요했고 '부라더'에는 코미디에 걸맞는 역할을 녹아들 수 있게 소화하도록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마동석은 "어린이들을 위한 영화를 하고싶다고 말했었는데 맥락은 다르지만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를 하게 됐다. 상황은 조금씩 달라도 부모, 자식의 정서에 닮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많이 몰입해 찍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는 마동석을 중심으로 배우 이동휘, 이하늬를 포진시켜 웃음 포인트를 살렸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통해 대중의 눈도장을 받은 이동휘는 '부라더'를 통해 첫 주연에 도전하게 됐다. 잘 나가는 건설회사에 다니지만 실직 위기에 처한 후 가문의 엄청난 비밀을 듣고 인생 역전의 기회를 이용하려는 집안도 팔아먹는 동생 주봉 역이다.
이동휘는 영화에서 안동 역대급 미남 설정에 대해 난감함을 드러냈다. 그는 "처음 그 설정을 듣고 감독님을 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코미디적인 재미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연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 쇼케이스가 끝난 후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병원이 안동이어서 끝나고 찾아뵀다"라며 눈물을 참기도 했다. 그는 "코미디이지만 가족들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라며 "직잔에 가족들에게 잘할 수 없었나 하는 마음이 들더라"라고 소감을 전했다.
국민 '꿀언니' 이하늬도 형제 앞에 갑자기 나타나 비밀을 알려주는 미스테리한 여자 오로라 역으로 분해 독특한 여성 캐릭터의 계보를 잇는다.
이하늬는 쉬폰 드레스 하나로 촬영을 버텼다고 고백했다. 그는 "여름이라면 옷차림이 가벼워 좋았을 텐데, 엄동설한이라 너무 추웠다. 영하를 웃도는 한파여서 유달리 추운 안동에서 촬영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형제의 비밀을 안고 극을 끌고 가는 미스테리한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답을 알고 있는데 찾아가는 과정을 찍어야 했다. 러브라인인가 할 정도로 애매하게 연기를 해보고 여자로서 매력 방출 같은 느낌으로 복선을 깔기도 했다. 대사 안에서 조금씩 다르게 표현해야해서 디테일이 필요한 작업이었다"라고 설명했다.
2010년 영화 '김종욱 찾기'로 성공적인 스크린 입봉을 한 장유정 감독은 '부라더'의 원작 '형제는 용감했다'를 집필, 연출을 맡은 바 있다.
영화는 안동 종갓집 장례식장을 배경으로 사이 나쁜 형제가 아버지의 사랑을 깨닫고 결국에 화해하는 이 이야기를 주변에 있을 법한 일상적인 소재를 의외의 방식으로 전개시키면서 뮤지컬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장 감독은 안동을 영화의 배경으로 한 것에 대해 "고립되 있는 곳에서 답답해하는 형제의 모습을 부각시키고 싶었다"라며 "안동은 상업영화에서 잘 보여지는 곳이 아니지만 실제 종갓집에서 촬영했던 부분이 값지게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종갓집을 배경으로 가부장적인 가족의 모습을 부각한 것에 대해 "2007년 원작을 쓸 때부터 생각했던 것"이라며 "그런 측면이 코미디로 발화하게 되면 사람들이 하하호호 웃다가 뒷통수를 맞은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것에 대해 일침을 가하면서도 힘든 사람들에 대해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부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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