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 돈은 R&D·새 사업 투자
'쥐꼬리 이익'에도 주가 폭등
[ 뉴욕=김현석 기자 ] ‘상상을 초월하는 아마존의 주가 상승.’
지난 7월30일 뉴욕타임스가 4면 전면을 털어 쓴 기사의 제목이다. 1997년 5월30일 공모가 1.5달러(액면분할 조정가)에 상장된 아마존 주가는 20년이 흐른 10월16일 기준 1006.34달러다. 시장조사업체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아마존 주식의 수익률(배당 포함)은 8200%에 달한다. 2002년 7월 아마존에 1000달러를 투자했다면 지금 8만3000달러가 됐을 것이라는 얘기다. 같은 기간 월마트의 주식 수익률은 125%, 시어스는 2.2%에 불과하다.
지난 몇 년간 주가 흐름은 ‘아마존은 날고, 구글은 뛰고, 애플은 기고’로 요약된다. 스티븐 주 크레디트스위스 애널리스트는 지난 11일 “홀푸드를 인수한 아마존이 물류센터와 프라임 나우를 통한 당일 배송으로 주주에게 커다란 가치를 되돌려줄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350달러로 올렸다.
아마존의 주가 상승은 기존 상식을 깬 것이다. 아마존은 2002년까지는 계속 당기순손실을 냈으며 2012년, 2014년에도 적자였다.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인 24억달러 당기순이익을 냈다. 이는 지난 7월 올 2분기 실적 발표 때도 그대로 드러났다. 아마존의 2분기 매출은 379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5% 늘었지만 순이익은 1억9700만달러로 오히려 77% 줄었다.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다음 분기엔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서비스, 물류센터 설립, 비디오 콘텐츠 확보 등에 돈을 쏟아붓고 있어서다. 또 2분기에만 3만1000명을 새로 고용해 임직원이 38만2400명에 달한다.
주가 폭등에 힘입어 창업자인 제프 베저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월 한때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겸 회장을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에 등극하기도 했다. 베저스는 아마존 주식 16.7%(2017년 5월 기준)를 갖고 있다. 800억달러가 넘는 규모다.
뉴욕타임스는 “아마존은 부를 계속 창출하고 있다”며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지든 아마존의 스토리는 이미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설 중 하나가 됐다”고 전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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