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카드 비밀번호 대신 지문·홍채인증으로 결제
위메프·G9 "가격 낚시 방지"…색상 등 달라도 가격 통일
AI 채팅 봇이 제품 추천도
[ 안재광 기자 ]
SK플래닛의 이커머스 앱(모바일 응용프로그램) 11번가에선 상품을 살 때 비밀번호가 필요 없다. 지문, 홍채 등 생체인증 결제 기능을 지난 7월 도입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에 손가락을 대거나 카메라에 눈만 마주치면, 미리 등록해 둔 신용카드로 1~2초 만에 결제된다.
2~3년 전만 해도 결제하는 데 5분 이상 걸렸다. 구매할 때마다 카드 번호를 입력하고, 비밀번호도 로그인, 공인인증서 등에 2~3개가 필요했다. 중간에 오류가 나면 처음부터 같은 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11번가 관계자는 “결제가 편해지면서 사용자층이 더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G9·위메프, 옵션가격 폐지
이커머스 업체들은 과거에는 가격 경쟁을 했다. 누가 더 싸게 파느냐의 경쟁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가격경쟁력은 기본이고, 누가 더 편하게 쇼핑할 수 있게 해주는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물건을 구매할 때 번거롭고 잡다한 것을 없애거나 줄여 소비자의 불편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 ‘사용자 경험’이라고 부르는 분야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옵션 가격 폐지가 대표적이다. 제품을 구매할 때 계속 뭔가를 선택하게 하고, 이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게 옵션 가격이다. 이커머스 시장에선 옵션 가격이 ‘가격 낚시질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많았다. 표시된 가격을 보고 구매 버튼을 누르면 색상이나 크기별로 값이 확 올라가는 일이 많았다. 포털 사이트에서 가격 비교가 활성화되면서 이런 불만은 더 커졌다. 옵션 가격은 소비자에게 불편을 주고 이커머스 업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이커머스 G9는 작년 2월 옵션 가격을 없애고 단일가로 바꿨다. 색상이나 크기, 사양 등을 소비자가 골라야 하기 때문에 옵션을 없애진 않았다. 대신 옵션이 달라도 가격은 하나로 통일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한 상품의 가격은 하나만 있어야 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했다. 또 “이베이코리아의 다른 이커머스 채널 옥션과 G마켓에서도 옵션 가격을 점차 없애거나 줄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셜커머스 위메프도 지난 8월 “옵션 가격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AI가 필요한 상품 골라줘
구매자가 필요로 하는 상품을 찾아서 제안해주는 서비스도 정교해지고 있다.
이마트 앱은 사용자의 구매 이력을 분석한 뒤 가장 ‘살 것 같은’ 10개 상품을 보여주는 서비스를 19일 시작한다. 온라인뿐 아니라 이마트 매장에서 구매한 내역까지 분석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다는 게 이마트 측 설명이다. 신용카드를 미리 등록해 두면 카드별 행사 혜택까지 보여준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채팅 로봇이 상품을 골라주는 서비스도 확산되고 있다. 인터파크는 ‘톡집사’, 롯데닷컴은 ‘사만다’란 이름의 AI가 상담해준다. 특정 조건을 입력하면 AI가 여기에 맞는 상품을 제안하는 식이다. 수십만 개에 이르는 상품을 소비자가 일일이 검색하는 불편을 없애주는 게 장점이다. 가격 할인을 AI에 요구할 수도 있다. 톡집사의 경우 인터파크에서 파는 가격이 인터넷 최저가보다 비싸면 할인 쿠폰을 주기도 한다.
이베이코리아는 ‘스마일박스’를 통해 부재 시 택배를 받는 번거로움을 줄여주고 있다. 작년 9월부터 편의점 GS25에 설치하기 시작한 이베이코리아 전용 무인 택배함 스마일박스는 올해 안에 1000개를 넘길 전망이다. 11번가도 ‘11픽’이란 이름으로 편의점 CU를 통해 무인 택배함을 운영 중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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