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중소형주 팔까 말까'… 고민에 빠진 펀드매니저들

입력 2017-10-1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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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휴대폰 관련주 약세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 급락

"실적발표 본격화 땐 반등"
vs
"내수주 비중 늘려야 할때"



[ 김우섭 기자 ] 모처럼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던 중소형주 펀드들의 수익률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반도체·휴대폰 부품주와 장비주의 급락 탓이다. 펀드매니저 사이에선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에 큰 변화가 없어 조만간 반등할 것”이란 의견이 주를 이루지만 일부 자산운용사에선 정보기술(IT) 부품·장비주 대신 내수주 비중을 늘리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수익률 떨어지는 중소형 펀드

1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18일까지 한 달 동안 40개 국내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은 평균 1.47%포인트 하락했다.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7.69%로 떨어졌다. 지난 한 달 동안 4.12%포인트 오른 코스피지수와의 차이는 5.59%포인트로 벌어졌다.

올 들어 30% 안팎의 수익률을 올렸던 상위권 펀드의 수익률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 2위(올해 수익률 20.38%)인 ‘하이중소형주플러스’ 펀드의 수익률은 한 달간 6.73%포인트 하락했다. 수익률 3위(18.88%)인 ‘맥쿼리뉴그로쓰’ 펀드도 5.32%포인트 떨어졌다.

중소형주는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5%(96개)를 제외한 종목이다. 중소형주 펀드는 중소형주 비중을 60% 이상 유지해야 한다.

중소형주 펀드는 주식시장이 2015년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중심의 대형주 장세로 바뀌면서 지난해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올 들어 IT 업종 비중이 높은 펀드를 중심으로 반등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IT 기업의 호실적에 이들 회사와 거래하는 부품·장비 업체들의 실적도 덩달아 좋아지는 ‘낙수효과’가 나타난 덕분이다.

하지만 최근 높은 수익을 가져다준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수익률이 출렁이고 있다.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 1위인 ‘대신성장중소형주’와 ‘맥쿼리뉴그로쓰’ ‘유리스몰뷰티’ ‘키움신성장중소형주’ 펀드 등이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은 스마트폰 부품주인 비에이치다. 이 종목은 지난 13일 이후 4거래일 동안 19.63% 하락했다. ‘하이중소형주플러스’ 펀드 비중 1위인 반도체 소재주 동진쎄미켐도 같은 기간 10.37%나 떨어졌다.

◆“곧 회복” vs “내수주 반등”

대다수 펀드매니저는 최근 IT 부품·장비주 조정 장세를 수급상의 문제라고 해석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올 들어 크게 오른 반도체·휴대폰 관련주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상승세에서 소외됐던 유통, 화장품 등 내수주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에쿼티부문 대표는 “지난 상반기에도 원화 강세와 맞물려 한때 내수주로 자금이 이동했지만 오래가지는 않았다”며 “이번에도 1~2주 안에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3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하면 조정 장세가 끝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전경대 맥쿼리투신운용 액티브운용팀장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숫자(실적)가 뒷받침되면 해소될 것”이라며 “실적이 발표될 때마다 주가가 한 단계씩 올라가는 패턴을 이번에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앞으로는 IT주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경기 호황 사이클은 이어지겠지만 이전처럼 주가 상승률은 높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밸류주식운용본부장은 “앞으로 IT주보다 구조조정을 통해 내실을 다진 내수주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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