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고운 기자 ] ▶마켓인사이트 10월19일 오전 11시8분
한국거래소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려는 중국 기업들의 실적을 보다 깐깐하게 들여다보기로 했다. 중국 정부가 발급하는 부가가치세(중국명 증치세) 영수증을 제출토록 하는 등 실적 검증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당분간 중국 기업들의 코스닥 상장이 소강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17일 국내 증권사 중국 기업 상장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이런 방침을 전달했다.
코스닥본부는 이 자리에서 중국 기업의 상장 심사를 할 때 부가가치세 영수증을 검증하겠다는 계획을 설명했다. 중국 정부(국가세무총국)가 발급하는 세금 영수증을 통해 실적 신뢰도가 높은 기업만 상장을 허용하기 위해서다. 영수증을 제출하기 어려운 기업에는 별도의 소명을 받기로 했다.
코스닥시장본부가 중국 기업 상장에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중국 기업들의 증시 퇴출이 이어지면서 투자자 신뢰가 크게 흔들렸기 때문이다.
올 들어 중국원양자원이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유가증권시장에서 퇴출됐다. 역시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완리는 재감사로 ‘한정’ 의견을 받으며 퇴출을 일단 모면했지만, 외부 감사인(회계법인)을 선정하지 못해 코스닥에서 거래가 정지돼 있다. 시장에서는 국내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실적을 믿을 수 없다는 우려가 퍼지면서 ‘위험 기업’ 징후가 있는 중국 회사의 상장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지금껏 한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은 총 23개로 이 중 9개가 상장폐지(자진 상폐 포함)됐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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