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권 거래시장 '개점휴업'… 고민에 빠진 한국거래소

입력 2017-10-1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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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배출권 총 거래량 380만t
정부 할당량의 0.68% 그쳐
새 상품 내놔도 효과 미미
장외시장 거래 비율은 높아



[ 홍윤정 기자 ] 개장 3년째를 맞은 한국거래소 배출권 거래시장이 거래 부진에 시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새 상품을 상장하는 등 활성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는 게 자본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한국거래소 배출권 시장을 통해 거래된 배출권 총량은 380만t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정부가 기업들에 할당한 배출 목표치(5억2192만t)의 약 0.68% 규모다. 상장된 상품 중 올해 단 한 건도 거래되지 않은 상품도 있다.

한국거래소 배출권 시장에는 세 종류의 상품이 상장돼 있다. 정부가 기업에 할당한 ‘할당배출권(KAU)’, 할당 업체가 외부 배출시설 등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해 얻는 ‘상쇄배출권(KCU)’, 비할당 업체가 외부 배출시설 등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해 얻는 ‘외부사업감축량(KOC)’이다. 이 중 KOC는 배출권 가격 안정화와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새로 상장된 상품이다.

그러나 세 상품의 거래량과 거래 금액은 기대에 못 미쳤다. 올 들어 KAU17(2017년에 할당된 KAU) 거래가 이뤄진 날은 전체 193거래일 중 절반에 못 미치는 95거래일에 불과했다. 총 거래량은 약 322만t으로 하루평균 1만6535t이었다. 거래 금액 기준으로 하루평균 약 3억3800만원 규모다.

KCU17은 단 하루도 거래되지 않았다. 거래 활성화를 위해 상장한 KOC 역시 27거래일 거래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배출권 거래시장이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출권 거래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핵심 이유로는 기업들이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 때문에 배출권이 남더라도 팔기를 꺼린다는 점이 꼽힌다. 거래소는 공급을 늘리기 위해 배출권 감축 의무가 없는 기업들이 온실가스를 감축한 대신 얻은 KOC를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했지만 좀처럼 거래량이 늘지 않고 있다. 일반인들이 배기가스 감축 활동을 통해 KOC를 발행할 수도 있지만 참여는 전혀 없다.

장외시장에서 거래량이 많다는 점도 거래 부진 이유 중 하나로 지적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배출권 총량과 비슷한 규모가 장외시장에서 거래된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내년부터 배출권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시장조성자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3개 국책은행이 호가 산정 등을 도맡아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게 거래소의 복안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배출권 관련 정보를 한데 모으는 배출권 시장 정보플랫폼도 구축한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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