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손해봐도 Go!" 미국은 패시브 전성시대

입력 2017-10-20 05:36   수정 2017-10-2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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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는 2009년부터 지난 8년간 계속 상승해왔습니다. 어떤 펀드에 투자해도 상당한 수익률을 올렸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시장에서도 펀드간 차별화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 투자자들은 더 이상 사람의 판단을 믿기보다는, 컴퓨터 알고리즘이 주도하는 인덱스 투자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19일(현지시간) 미국의 펀드평가 회사인 모닝스타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미국의 액티브 주식형 펀드에서 2387억달러가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바로 패시브 펀드, 대부분 상장지수펀드(ETF)들로 들어갔습니다. 지난 1년간 패시브 펀드에 몰린 돈은 2681억달러로 액티브 펀드에서 빠진 돈보다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액티브 펀드에서 돈을 빼 패시브 펀드로 갈아탄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어떨까요.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대형주 펀드 매니저의 54%가 벤치마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펀드 매니저들이 투자를 잘해 패시브 펀드보다는 나은 수익률을 올렸다는 뜻입니다.

특히 액티브 펀드 유출액 2387억달러 가운데 1540억달러는 벤치마크보다 선전한 펀드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닝스타의 알리나 레미 수석애널리스트(정량연구)는 “펀드의 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자금 유출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주식형뿐 아니라 채권 등을 포함한 전체 펀드 시장에서도 패시브 펀드 선호 움직임은 그대로 드러납니다. 지난 1년간 액티브 펀드에서는 1867억달러가 빠져나갔고, 패시브 펀드에는 7136억달러가 유입됐습니다.

패시브 펀드의 시대인 셈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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