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깜빡이 켠 한국은행…증시 랠리에 찬물?

입력 2017-10-2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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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은이 이르면 내달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훈풍을 탄 증시에 불똥이 튀진 않을 지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6년 만에 나온 금리인상 소수의견…인상 시기 저울질

한국은행은 지난 19일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3.0%로 0.2%포인트 상향조정했다.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나 성장률 전망치를 올려잡은 것이다. 국내 경제가 한은의 전망대로 성장한다면 2014년 이후 3년 만에 3%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또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은 2.9%를 제시,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연 1.25%인 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를 지속할 명분이 약해진 셈이다.

같은 날 10월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그러나 '소수의견(금리 0.25%포인트 인상 주장)'이 나오며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온 것은 18개월 만이며, 금리 인상에 대한 소수의견이 나온 것은 2011년 9월 이후 6년만이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온 것은 예상 외라 놀라웠다"며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과 국내 부동산 대책 효과를 지켜본 후 내년 초부터 두 차례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이 연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전에 선제적으로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배경에서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현재 연 1.00~1.25%인 금리를 12월 0.25%포인트 올릴 경우 국내 금리와 역전 현상이 나타나 자금유출 우려가 커지게 된다.

이미 채권시장에서는 금리인상을 반영하는 모습이다. 전날 국고채 3년 금리는 2.0%를 기록, 2015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2%대 수준으로 올랐다. 이주열 총재도 강력한 인상 신호를 보냈다. 이 총재는 10월 금리 동결 결정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 완화 정도를 줄여나갈 여건이 어느 정도 성숙돼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올해 금융통화위원회는 단 한 차례만 남겨두고 있으며, 내달 30일 열린다.

◇ "금리 인상, 증시 영향 '제한적'…경기 회복에 방점"

미국에 이어 국내 금리 인상론에 불이 붙으면서 증시 참가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통상 금리 인상은 증시에 악재로 여겨진다. 랠리를 펼치며 2500선 턱 밑까지 올라온 코스피시장에 먹구름을 끼게 하진 않을 지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금리인상 이슈가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6월 금리 인하를 되돌리는 정도의 금리 조정이라는 판단에서다. 즉 국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상승폭은 0.25%포인트로 크지 않아, 내수 경기에 미칠 부담이 적다는 분석이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기준금리가 연내 인상되도 시장 참가자들은 '경기 회복'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이슈도 시장에 선반영돼있는 상황이라 결과 여파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금리 인상은 원화의 상대적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외국인 자금의 유입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기대감을 형성할 수 있고 기업들의 호실적은 이를 뒷받침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코스피지수는 금리 인상론이 가열되고 있음에도 사흘만에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2480선에 안착했고 외국인은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사자를 외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을 단기적 이슈로 판단해 투자전략을 짜라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가치주 대비 성장주의 상대 성과가 양호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주목하라"며 "일부 내수주, 고밸류의 성장주는 국내 금리인상 가능성에 투자심리가 악화될 수 있으나 단기적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조언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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