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이번엔 '청소년배당'

청년배당 이어 2018년 고교생에 연 50만원 일괄 지급

청년배당 법원 판결도 안났는데
"선거 겨냥한 선심 행정" 지적도


[ 윤상연 기자 ] 경기 성남시가 ‘청년배당’에 이어 내년부터는 ‘청소년배당’도 도입하기로 했다. 청소년배당은 성남 지역 고등학교 1~3학년 나이인 만 16~18세 청소년(3만5116명)에게 학교 급식비 지원 명목으로 1인당 연간 50만원을 ‘성남사랑상품권’(지역화폐)으로 지급하는 복지정책이다. 기존의 청년배당 사업이 경기도 제소로 대법원에 계류돼 있는 상황에서 복지 대상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것이어서 또다시 ‘포퓰리즘’ 논란이 일 전망이다.

20일 성남시에 따르면 청소년배당 사업은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성남시는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두세 차례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세부 시행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소송이 걸려 있는 청년배당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협의하고 관련 조례 제정을 통해 예산을 확보할 방침이다.

성남시는 내년 청소년배당 사업 예산으로 175억원가량을 예상하고 있다. 당초 청소년배당 사업 계획은 만 18세(1만1661명) 고등학생에게만 연간 100만원(월 8만원)을 지원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17일 열린 시민 간담회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지원 대상을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년배당에 대해 경기도가 사업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며 소송 중인 상황에서 성남시가 사업을 두 배 이상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사법부 판단도 받지 않은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선심성 사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도는 지난해 1월 성남시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복지사업을 벌이면서 복지부 사회보장심의회 심의를 받지 않은 등 문제가 있다며 대법원에 제소했다. 지난달 비슷한 이유로 소송 중이던 복지부와 서울시 갈등은 서울시가 복지 대상 기준과 지급 방식을 개선하면서 지난 9월 봉합됐다. 경기도도 성남시에 대해 수혜 기준을 조정하면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했지만 성남시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한편 성남시는 오는 12월29일까지 올 4분기분 청년배당을 지급한다고 20일 발표했다. 성남시는 3년 이상 성남에 거주한 만 24세 청년에게 지난해 1월부터 분기에 25만원씩 연 100만원을 성남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고 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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