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로드맵 어떻게
[ 김일규/오형주 기자 ]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은 재개되지만 정부의 탈(脫)원전 방침은 그대로여서 기존에 계획된 신규 원전의 운명은 밝지 않다.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6기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노후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오는 24일 국무회의 때 월성 1호기 조기 폐로, 신규 원전 백지화 등 원전 비중 축소 로드맵을 발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기존에 계획된 신규 원전 6기는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 건설 장소와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원전 2기다. 신한울 3·4호기와 천지 1·2호기는 각각 2008년 제4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2015년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건설이 확정됐다. 그러나 탈원전을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건설 관련 용역이 중단된 상태다. 신한울 3·4호기는 2022~2023년 경북 울진에, 천지 1·2호기는 2026~2027년 경북 영덕에 들어설 예정이었다.
신한울 3·4호기와 천지 1·2호기의 운명은 오는 11월 말 나오는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결정된다. 하지만 건설이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많다. 관련 지방자치단체와 건설업계는 건설 계획이 백지화할 경우 이미 투입한 비용을 날리는 것은 물론 지원금 반납, 지역주민과의 갈등까지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노후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방침에 따라 2022년 설계수명이 끝나는 월성 1호기는 문을 닫게 될 가능성이 크다. 월성 1호기는 2012년 설계수명이 만료됐지만 이후 10년간 연장운전을 승인받았다.
문 대통령이 지난 7월21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2030년까지 (노후 원전을) 몇 개 더 폐쇄할 수 있다”고 말해 그때까지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전 10기의 수명도 연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2023년 고리 2호기를 시작으로 2029년 월성 4호기까지 10기의 설계수명이 돌아온다.
김일규/오형주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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