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선두권 김민휘 "바람 잡고 우승하고 싶다"

입력 2017-10-21 15:35   수정 2017-10-21 15:40


김민휘(25)가 생애 첫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컵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한국에서 처음 개최된 PGA 투어 CJ컵나인브릿지 대회 3라운드까지 6언더파를 쳐 공동 5위에 올랐다.

김민휘는 21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파72·7196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를 이븐파로 마쳤다. 버기 1개,보기 1개를 맞바꿨다. 첫날 4언더파,둘쨋날 2언더파에 이어 사흘내내 타수를 잃지 않은 꾸준한 경기력이다. 선두와는 3타 차다. 저스틴 토머스(미국) 스콧 브라운(미국)이 9언더파 공동선두로 3라운드를 마쳤다. 전날 2타를 잃었던 토머스는 이날 2타를 다시 회복해 첫날 단독선두 때의 타수로 돌아왔다.

이날 대회장인 클럽나인브릿지에는 전날보다 강한 바람이 불었다. 그린도 딱딱해지고 더 빨라져 선수들은 대다수 타수를 지키는 데 급급했다.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10명에 불과했을 정도다.

김민휘는 강한 바람이 분 이날 17번 홀(파3)까지 노보기 플레이를 이어간 빼어난 경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쉬운 18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 실수로 보기를 하나 내 준 게 아쉬웠다.

퍼트가 좋았다. 전반 9개홀을 모두 파로 막은 뒤 까다로운 10번 홀(파4)에서 10m가 넘는 버디 퍼트를 꽂아넣으며 공동 3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위기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11번 홀(파4)에서는 10m에 가까운 파퍼트를 성공시켰고,13번 홀(파3)에서도 4m가까운 어려운 파 퍼트를 넣어 타수를 지켰다.

깔끔한 노보기 행진이 중단된 것은 바람탓이었다. 핀을 131야드 남겨둔 상황에서 친 세 번째 샷이바람에 밀려 오른쪽 그린 둔덕 러프에 떨어진 것이다. 핀을 10m가량 앞두고 시도한 네 번째 어프로치가 턱없이 짧게 떨어진 게 화근이 됐다. 파세이브 퍼트도 짧아 퍼펙트 라운드가 날아갔다.

김민휘는 “(바람 때문에) 말도 안되게 고전한 하루였다”며 “첫 홀부터 생각보다 너무 바람이 세게 불어 타수를 지키는 데 집중해야 했다”고 말했다. 바람을 극복하기 위해 공을 낮게 띄우는 데 주력했다는 게 김민휘의 설명이다. 그는 “한 번 흔들리면 리듬이 깨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차분하게 잡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김민휘는 이날 평소와 달리 2번아이언을 챙겨와 티샷과 세컨드샷에 활용했다.

2부 투어를 거쳐 2014년 PGA에 데뷔한 김민휘는 2016-2017 시즌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준우승 한 번 등 톱10에 두 번 들었다. 페덱스랭킹 89위로 시즌을 마쳤다. 김민휘는 “거리보다 정확하게 치는 데 중점을 두기 시작하면서 성적이 조금씩 좋아졌다”며“퍼팅만 이정도로 감을 유지해준다면 올 시즌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병훈(25·CJ대한통운)이 이날 데일리 베스트인 5언더파를 쳐 3라운드 중간합계 5언더파로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선두와는 4타 차로 우승경쟁이 가능한 순위다.

서귀포=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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