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바꾼 볼보 ‘더 뉴 XC60’, 알아서 달리는 똑똑함

입력 2017-10-22 08:00   수정 2017-10-22 10:01

타봤습니다

반자율주행기술 완성도 뛰어나
운전기사 둔 듯한 매력
주행 질감 디젤이 한 수 위




최근 국내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수입차 브랜드는 단연 볼보자동차다. 대대적인 디자인 변화에 힘입어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라인업 중 볼륨카(많이 팔리는 차)로 꼽히는 ‘더 뉴 XC60’(사진)을 지난 17일 직접 타봤다. 8년 만에 완전 변경(풀 체인지)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서울 여의도 서울마리나클럽에서 강원 홍천과 경기 양평을 거치는 230㎞ 구간을 달렸다.

사람이 운전하는 듯 똑똑한 반자율주행 기술이 인상적이었다. 아쉬운 건 눈길을 사로잡는 외관과 달리 주행 성능에 특징이 없다는 점이다.

◆ 똑똑해진 안전의 대명사

운전석에 앉아 주행에 나섰다. 정체 구간에 들어서 스티어링휠(운전대) 왼쪽에 있는 반자율주행 활성화 버튼을 눌렀다. 차간 거리와 속도 설정 등이 쉽고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반자율주행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 Ⅱ’는 차체를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했다. 카메라로 차선을 인식해 따라 달리는 도로 이탈 완화 기능은 정확히 작동했다. 앞 차와 간격이 좁혀지거나 옆 차가 끼어들자 스스로 속도를 낮췄다.

이때 브레이킹은 사람이 직접 밟는 것과 큰 차이 없이 여유로웠다. ‘급히 멈춰선다’는 느낌이 강한 경쟁 업체보다 완성도가 뛰어났다. 동승자는 “정말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게 맞느냐”고 여러 차례 묻기도 했다.

가속도 이질적이지 않고 안정성이 높아 믿음이 갔다. 실제 30㎞ 넘는 거리를 주행하는 동안 운전대만 살짝 잡았을 뿐 두 발은 한 번도 쓰지 않았다.

이뿐 아니라 더 뉴 XC60은 충돌이 예상되면 운전대와 바퀴에 힘을 가해 스스로 피하는 등 첨단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다. 스스로 주차할 수 있는 ‘파크 어시스트 파일럿’, ‘실내 공기 청정 시스템’ 등도 탑재했다.



◆ 가솔린보다 디젤

이날 더 뉴 XC60 가솔린 및 디젤 모델을 번갈아 타볼 수 있었다. 둘 중에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디젤이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엔진과 외부 소음이 잘 차단돼 정숙성이 매우 높았다. 디젤 특유의 경쾌한 가속력은 차체를 시원시원하게 몰아붙인다. 끄는 힘(토크)이 같지만 넓은 영역에서 빨리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계통) 조화도 월등하다. 디젤 엔진 D4는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m의 성능을 낸다. 최고출력 320마력, 최대토크 40.8㎏·m인 가솔린 엔진 T6는 가속 시 ‘부웅’ 하는 소음이 다소 크게 들렸다.

공통적으로 무난한 주행 성능은 운전자를 끌어당기는 매력이 부족했다. 달리는 재미보다 편안한 승차감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주행 연비는 급출발·급가속을 한 탓에 디젤이 L당 11.3㎞로 나왔다. 가솔린의 경우 8.3㎞/L의 연비를 냈다. 복합기준 연비는 각각 13.3㎞/L, 9.4㎞/L다.

더 뉴 XC60의 가장 큰 매력은 크게 바뀐 내외관 디자인이다. 볼보 본사 최초 한국인 디자이너 이정현 씨 작품이다.

‘T’자형 헤드램프와 세로형 라디에이터 그릴 등으로 구현한 ‘패밀리 룩’은 간결하면서도 고급스럽다. 실내는 천연 소재를 사용한 우드 트림과 최고급 나파 가죽, 영국산 바워스&윌킨스(B&W) 스피커 등으로 꾸몄다.

더 뉴 XC60은 눈길을 사로잡는 디자인으로 국내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26일 출시 이후 3주 만에 계약 대수는 1000대를 넘어섰다. 이 중 약 83%는 디젤 모델인 것으로 집계됐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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