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바람 부는 날 - 신현림(1961~)

입력 2017-10-22 19:30   수정 2017-10-23 05:20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바람 부는 날 - 신현림(1961~)

바람 부는 날이 좋다
바람이 바람을 부르며
머큐롬보다 붉게 불어 간다
상처 입은 사람이 작아지지 않게
어디든 날아갈 수 있게
외투를 가득 부풀려 놓는다

나만 힘들다 여기면 더 아파지고
더 힘든 이에게 미안해서
바람 붕대를 감고
창을 열어 둔 채로
나도 눕는다

일어나기 싫어, 밥도 먹기 싫어
고요히 누워 있으면
바람이 내게로 쏟아져 온다
잃어버린 꿈이 되살아난다.

거리에 알들이 천천히 굴러다닌다

시집 《반지하 앨리스》(민음사)中


바람 부는 날이 좋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바람으로 외투가 불룩해집니다. 그럴 땐 마치 바람에 안기는 듯하고, 내가 바람을 안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이런 날씨엔 어디론가 떠나도 좋고, 그곳으로 가서 돌아오지 않아도 좋습니다. 공원에 누워 하늘을 바라봅니다. 특별할 것이 없는 일상이지만, 이 도시의 계절을 따라 도시의 얼굴도 조금 바뀌는 것만 같습니다. 잃어버린 꿈을 다시 생각해보기에도 좋은 계절입니다.

주민현 < 시인(2017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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